[파이시티 로비 파문] 권재진까지 거론… 사정당국·금융권 핵심 연루 의혹

[파이시티 로비 파문] 권재진까지 거론… 사정당국·금융권 핵심 연루 의혹

입력 2012-04-27 00:00
수정 2012-04-2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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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 前 파이시티 대표와 주변인들 관계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정배(55) 전 ㈜파이시티 대표의 직접적인 로비 대상은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다. 이 전 대표는 이들을 통해 권재진(59) 법무부 장관과 권혁세(56) 금융감독원장 등 현 정권 요직 인사들에게 자신의 현안을 청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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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에 “부탁드립니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서울 용산구 신계동 자택 아파트 현관이 26일 굳게 닫혀 있다. 현관문에는 ‘…고3 수험생 아이가 있으니 (취재진은) 올라오지 말아 달라.’는 당부 글이 붙어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취재진에 “부탁드립니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서울 용산구 신계동 자택 아파트 현관이 26일 굳게 닫혀 있다. 현관문에는 ‘…고3 수험생 아이가 있으니 (취재진은) 올라오지 말아 달라.’는 당부 글이 붙어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이 건설브로커 이동율(61·구속)씨를 통해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거액을 챙기면서 시작한 이번 사건에 사정 당국과 금융 당국의 핵심 관계자까지 등장했다는 점에서 초대형 ‘권력형 게이트’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전·현직 서울시 간부들의 이름도 흘러나온다.

검찰과 파이시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전 대표는 2004~2008년 우리은행 등에서 1조 4000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2010년 1월 대출금 가운데 34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조사를 받았고, 같은 해 11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증재 혐의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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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는 구속 한 달여 전인 같은 해 10월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최 전 위원장을 만나 경찰 수사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최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곧바로 권재진 당시 민정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잠시 들를 수 있느냐.”고 말했다. “(청와대) 회의 때문에 어렵다.”는 권 수석의 대답에 최 전 위원장은 이 전 대표 사건 내용을 자세히 설명한 뒤 “잘 처리해 달라.”고 부탁했다. 업자의 청탁을 듣자마자 즉석에서 청와대 사정기관 책임자에게 선처를 요청한 것이다.

이에 대해 권 장관은 “과거 민정수석 당시 일을 지금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현재 이 문제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니 결과를 지켜보면 된다.”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 전 대표가 한 달 뒤 구속된 만큼 구명 로비가 실패했을 수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에는 최 전 위원장을 통해 금융감독원에도 청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23일 방통위원장실로 직접 찾아가 “채권 은행의 지분 요구 압박이 있으니 막아 달라.”고 부탁했다. 최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사무실 전화를 이용해 권혁세 금감원장에게 “파이시티에서 금감원에 낸 민원이 있으니 신중하게 잘 처리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같은 해 11월 14일 금감원과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 공정거래위원회 등 3곳에 인터넷 민원을 통해 “우리은행과 포스코건설이 불법적으로 파이시티 개발 사업권을 빼앗아 가려 하니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권 원장은 “(최 전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은 있다.”면서도 “이후 실무라인을 통해 알아보니 이미 처리가 끝나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실제 권 원장은 같은 해 12월 15일 담당 부서의 공식 보고를 받았으며, 해당 보고서에는 “금감원이 법원의 회생절차 중인 사안에 대해 관여하기 곤란하다.”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차관을 움직인 사실도 확인됐다. 브로커 이씨도 “박 전 차관을 여러 차례 만나 인허가 로비 청탁을 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바 있다. 박 전 차관은 2007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의 핵심 측근이던 강철원(당시 홍보기획관)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에게 파이시티 진척 상황을 알아봐 달라고 전화했고, 강 전 실장이 그 문제를 알아보고 다닌 일이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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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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