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112신고 미수신…경찰 진상조사

성폭행 112신고 미수신…경찰 진상조사

입력 2012-04-26 00:00
수정 2012-04-2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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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위기에 처한 여성이 112에 신고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는 피해자 진술이 나와 경찰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26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경남 양산 모 모텔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피해 여성은 사건 발생 직전인 최초 끌려갔었던 밀양의 모 모텔에서 두 차례에 걸쳐 112에 신고했다.

피해 여성은 오전 5시41분께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모텔 욕실에서 ‘055-112’를 눌러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여성은 112 신고 전화가 이뤄지지 않자 전날 함께 주점에 있었던 후배에게 도움을 청하려 전화를 했지만 역시 통화가 되지 않았다.

여성은 다급한 마음으로 또 다시 ‘055-112’로 전화를 걸었지만 이번에도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112 신고 몇 시간 전인 이날 오전 3시50분께 여성은 김해시내 술집에서 만났던 남성들과 함께 인근 식당으로 갔다.

오전 5시께 남자들은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일행과 헤어진 여성을 승용차에 태워 약 40분 거리에 있는 밀양의 모텔로 강제로 데려갔다.

무인 지폐 투입기 방식의 모텔 2층에서 남성들은 지폐를 넣었지만 제대로 들어가지 않자 다른 지폐를 가지러 승용차를 향해 계단을 내려갔다.

남성이 자리를 비운 사이 여성은 자신이 갖고 있던 지폐를 넣어 황급히 객실에 들어가 문을 잠갔고 화장실에 앉아 전화기를 꺼냈다.

여성은 ‘055-112’에 전화를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고 동생 역시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리고 또 다시 112 신고 전화를 했다.

객실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고 잠시 후 모텔 관계자가 비상열쇠를 가져오자 ‘이제 죽었구나’라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문을 열었다.

여성이 112에 전화한 사실을 확인한 남성들은 여성을 30분 거리에 있는 양산의 모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한 뒤 현금 4만원을 빼앗았다.

여성은 이날 오전 9시가 넘어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갔다가 오후 11시50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여성은 경찰에서 “휴대전화로 ‘055-112’로 신고했지만 통화를 하지 못했다”며 “112 신고 시 ‘친절한~’이라는 안내 멘트가 나왔다”고 진술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경남청은 “피해자의 전화기를 확인한 결과 오전 5시41분과 43분 2회에 걸쳐 발신 기록이 있었지만 통화시간이 ‘0:00:00’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발신은 했지만 수신이 되지 않은 것으로 신고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고 해명했다.

경남청은 “112 신고 안내 음성을 조사한 결과 신고지 주변 3개 경찰서의 경우 밀양·김중경찰서는 ‘112경찰입니다’, 양산서는 ‘전화주셔서 감사합니다’로 확인했다”며 “피해자 진술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신고지역 인근 밀양·김중·양산경찰서에서 112 신고 접수 내용을 확인한 결과 신고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피해자가 두 차례 112 신고했다고 진술하고 있어 휴대전화 사용내역과 112 신고 시스템을 추가 분석해 정확한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12 신고시스템(ANI)은 112 신고가 접수됨과 동시에 통화상태가 녹음되고 미수신 전화에 대해서도 별도 녹음이 되고 있다”며 “일부 기계 오작동으로 녹음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신고 내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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