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7교시’…일제고사 부작용 ‘논란’

초등학생이 ‘7교시’…일제고사 부작용 ‘논란’

입력 2012-04-23 00:00
수정 2012-04-2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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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학교나 야간 자율학습을 학부모나 학생 선택에 따라 시행할 수 있도록 한 학습선택권조례가 시행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일선 학교에서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오는 6월 26일 시행되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를 앞두고 일부 초등학교에서 반 강제적인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있다는 민원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초등학교, 일제고사 대비용 ‘강제학습’

학부모 A씨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의 A초등학교는 지난 3월 19일부터 6월 25일까지 초등학생 6학년 생을 대상으로 국어, 영어, 수학 등의 과목에 대해 ‘학력향상교실’을 실시한다는 가정통신문을 일선 가정에 내려보냈다.

가정통신문에는 초등학교 6학년생을 대상으로 3월 19일부터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전날인 6월 25일까지 방과 후에 60분동안 보충수업을 실시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나 학부모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학부모 B씨는 “3월 14일, 아이가 가정통신문을 제게 전달하며 큰 한숨을 쉬기에 그 이유를 물었더니 “우리 학교 6학년 모두 7교시를 한다”고 말했다”며 “설마 하는 마음으로 가정통신문을 읽었더니 정말 7교시를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력지상주의교육에 열을 올렸던 교과부에서조차 그 폐해의 책임을 회피하고자 스포츠클럽을 활성화하고 중학교에서는 체육수업시수까지 늘리는 마당에 초등학교 6학년에게 7교시라니. 그것도 단지 일제고사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방과후 7교시라는 발상이 너무 황당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특히 “형식적으론 참가희망을 받는 것처럼 돼 있어 아이의 의견을 묻고 가정통신문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표시를 하여 보냈지만, 아이는 교사가 “7교시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빠진 시간을 대신해 학교에서 자체 제작한 문제집 3권에 대한 공부 계획을 매일 매일 만들어 선생님께 제출해야 하고 그 계획대로 문제집을 풀어서 부모님, 선생님에게 매일 검사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우리 아이 반 학생 100%가 모두 7교시에 참여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10명중 9명, 아직도 강제학습”

이같은 강제 학습 사례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상은 청소년 인권단체 ‘아수나로’의 설문 조사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 인천지부는 최근 학습선택권 시행 이후 중고등학생 25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0명 중 9명은 여전히 학교에서 강제적으로 야간 자율학습이나 방과후 학교를 시행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자율학습을 실시하는 학교 중 “자율학습 실시 전에 자율학습 동의여부(안내장 배부 등)를 묻는가”라는 질문에 ‘동의여부를 묻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은 37.1%, ‘동의여부를 물으나 참여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다’고 응답한 학생은 52.6%에 달했다.

반면 ‘동의여부를 묻고 자율학습 참여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답한 학생은 10.3%에 그쳤다.

또한 ‘자율학습의 결석이나 조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자유롭게 결석이나 조퇴를 할 수 있다’고 답한 학생은 2.8%,에 그쳤다.

’교사에게 결석이나 조퇴여부를 알리고 할 수 있다’고 답한 학생은 41.8%인 반면 ‘건강상의 문제 등 부득이한 이유를 제외한 다른 이유로 결석이 불가하다’고 답한 학생은 48%, ‘결석이나 조퇴를 할 수 없다’고 답한 학생은 5.6%로 집계됐다.

절반이 넘는 학교가 아직도 강제로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수나로 인천지부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인천시내 거의 대부분 학교에서 학생들의 학습선택권이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다”며 “대다수 학교들은 학생들에게 야간자율학습과 방과후 학교, 보충수업 등 정규교육과정이 아닌 학습에 대해 강제로 동의서를 써오게 하는 등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학습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았고 생활기록부를 나쁘게 써 주겠다고 협박하고, 시험 범위 진도를 나가는 등 정규수업 이외 학습을 하지 않는 학생에게 많은 불이익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인천시의회 노현경 의원은 “학습선택권 조례가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여진히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강제 학습이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현재 시 교육청에게 조례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여부에 관련한 자료를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면, 강력히 정책 보완을 요청할 예정”이라며 “특히 일제고사 성적을 위해 이같은 강제 수업을 시행한다면 더 큰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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