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서 맞고 왕따 당하고…

놀이터에서 맞고 왕따 당하고…

입력 2012-04-19 00:00
수정 2012-04-1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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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학교폭력 전수조사 결과 공개

#1. “우리 반에 장애인 학생이 있는데 다른 애들이 쉬는 시간이나 선생님이 안 계실 때 교실 뒤로 그 아이를 끌고 가서 마구 때리고 밟는다. 장애인 친구에게 선생님께 말하라고 했지만 보복이 무서워 그렇게 못한다고 했다. 나도 도와주기 어렵다.”

#2. “아파트 놀이터 근처에서 6학년 형들을 만났다. 우리학교 일진이라서 너무 두려운 마음에 도망가려고 했는데 형들이 먼저 우리한테 달려와서 욕을 하고 가진 것 다 내놓으라고 했다. 없다고 하자 우리 다리를 걷어찼다.”

교육과학기술부가 19일 공개한 제1차 학교폭력 전수조사 결과는 적나라했다. 장애인 학생을 무작정 괴롭히고 이를 방치하는 일부터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다 학교 일진에게 맞은 사례까지 학생들은 다양한 학교폭력에 시달리거나 혹은 방치했다.

교과부는 전수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적은 주관식 응답을 공개하고 이에 따른 조치 방안을 제시했다.

”옆 반 아이가 나에 대해 거짓말로 안 좋은 소문을 퍼뜨려 더러운 아이로 낙인찍혔다. 같은 반 친구들이 나만 보면 피하고 따돌리고 운동이나 같이 놀 때 끼워주지 않는다”고 적은 사례에 대해서는 학교폭력 예방교육 및 상담프로그램 운영에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학교 도서실 안쪽에서 1~3명에게 뺨도 맞고 안경이 날아갈 정도로 귀싸대기를 맞는 등 한 달 동안 당했다. 급식실 입구에서도 머리를 맞았다”는 응답의 경우 배움터지킴이, 학부모 자원봉사자 등을 통해 교내 순찰지도를 강화하라고 권고했다.

”3학년 2반에 A라는 애가 우리학교 일진인데 여러 애들을 힘들게 한다. 특히 장애인 친구가 제일 많이 당한다. 저번에는 여러 명이 이 친구를 발로 밟고 웃으며 놀렸다”고 접수한 사안에 대해서는 학교폭력 전담기구의 사안조사를 거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개최 등 적절한 조치를 실행하라고 들었다.

”오락실에서 스티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중학교 형들이 와서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 2000원밖에 없다고 했더니 오늘은 그것만 주고 내일 다시 가져오라고 하면서 내 전화번호를 따갔다. 정말 무서웠다”고 적은 사례의 경우 지자체, 경찰서 등과 연계해 일진 등 폭력서클을 조사하고 우범지역 순찰 등을 강화하라고 했다.

이밖에도 사안 유형에 따라 ▲진상조사 ▲전문적인 상담 및 치료 ▲교사, 학부모, 학생, 지역사회 인사 대상 설명회 개최 ▲학교폭력대책지역협의회 보고 등을 처리 방안으로 제시했다.

교과부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매년 상·하반기 연 2회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를 제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조사 시기는 매 학기 초(3~4월, 8~9월) 실시하며 조사 방법은 우편에서 온라인 설문조사로 변경한다. 학교명을 포함해 회수율, 피해응답률, 일진인식률 등 결과는 교과부와 학교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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