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교사, 수업하는데 사채업자가 들이닥치자…

女교사, 수업하는데 사채업자가 들이닥치자…

입력 2012-04-19 00:00
수정 2012-04-19 11:1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서민 울린 악덕 사채업자 6명 검거…피해 여교사는 우울증

여교사, 다방 종업원 등 힘없는 사람들에게 살인적인 이율을 적용하며 돈을 뜯어온 무허가 악덕 사채업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9일 무등록 대부업자 조모(25), 김모(29)씨 등 6명을 대부업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말 광주의 한 공립학교 여교사 A씨에게 290만원을 빌려준 뒤 70일 만에 원금과 이자 명목으로 340만원을 챙기고도 추가로 120만원을 내놓으라며 다양한 수법으로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채무자가 교사라는 점을 악용, 그녀가 수업을 하는 학교에 여러차례 찾아가는가 하면 교장 및 교감에게도 전화를 걸어 ‘돈을 빌려주고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리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시교육청, 국가인권위원회 등 게시판에 ‘교사에게 400만원을 빌려줬는데 석달 동안 돈 한푼 안준다. 교육감님 도와 주십시오. 이게 교사가 할 짓입니까’라는 허위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보증 문제로 월급이 압류되자 조씨의 사채를 끌어썼던 A씨는 결국 우울증에 걸려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며 조씨가 찾아올까봐 수업도 제대로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등 5명은 2009년 5월 다방 여종업원 B씨에게 100만원을 빌려주고 65일간 매일 2만원씩 받는 등 최고 380%의 이자를 뜯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주로 다방이나 유흥업소 종사자 등을 상대로 사채놀이를 했다. 경찰은 김씨 일당에 피해를 본 사람이 수십명에 이르고 피해액도 수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불법 사금융업을 뿌리 뽑기 위해 특별수사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 정부는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김황식 국무총리,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한 ‘불법 사금융 척결대책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정부는 다음 달 말까지 금감원과 경찰청에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 센터’를 설치하고 전화·인터넷·방문 등으로 피해 신고를 받기로 했다.

신고 대상은 법정 최고이자 30%를 위반한 미등록 대부업자와 사채업자, 최고이자 39%를 위반한 등록대부업체, 폭행·협박·심야 방문 및 전화 등 불법채권추심 행위이다. 신고 대표전화인 금융감독원 1332번 외에 경찰청(112)과 지방자치단체(서울·경기·인천·부산 120)에서도 피해 신고를 접수한다.

또 대검찰청에 ‘불법 사금융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고 5개 지방검찰청(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에 지역합동수사부를 운영한다. 지검 및 지청은 전담 검사를 지정하고, 16개 지방경찰청은 1600명 규모의 불법 사금융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하기로 했다. 전담 수사팀 외에도 경찰 6100명을 동원한다.

피해자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1차 상담을 실시하고 미소금융과 신용회복위원회,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에서 1대1 맞춤형 서민금융 정밀상담을 제공하기로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