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선택제 개편 유보… 혼란만 키우다 ‘원점’

고교선택제 개편 유보… 혼란만 키우다 ‘원점’

입력 2012-03-29 00:00
수정 2012-03-29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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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핵심 공약이었던 ‘고교선택제 개편’이 유보됐다. 1년여에 걸친 연구용역과 공청회 끝에 마련된 최종안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곽 교육감은 고교 체제개편을 위한 사회적 토론을 제안하면서 내년에 다시 손질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공약 실천에만 얽매여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 일선 학교와 학부모·학생들의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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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효중 서울시교육청 교육행정국장이 28일 오후 기자실에서 ‘2013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구효중 서울시교육청 교육행정국장이 28일 오후 기자실에서 ‘2013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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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28일 “2013학년도부터 폐지 혹은 개선을 목표로 추진해 온 현행 고교선택제를 최소한 1년간 더 유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2013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지금껏 고교선택제 이전으로 회귀하는 A안(폐지안)과 현 제도를 보완하는 B안(축소안)을 만들어 이달 초 모의배정까지 실시했다. 하지만 A안은 중부 학교군 내 학급당 평균인원이 42명을 초과하는 ‘과밀학급 문제’가, B안은 선호학교 인근 지역 학생들이 정원 초과로 타학교군으로 전출해야 하는 제도적 결함이 발견됐다.

게다가 채택이 유력했던 B안의 경우 중학교 성적 상위 10% 학생들이 상위권 고교에 많이 배정되면서 학교별 성적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개편 목적인 학교서열화를 더 부추긴 것이다.

2010학년도부터 도입된 현행 고교선택제는 학생들이 서울 전 지역의 2개 학교와 거주지 학군에서 2개교를 각각 선택하도록 한 뒤 단계별로 정원의 20%와 40%를 추첨으로 결정하고, 이어 거주지 등을 고려해 나머지 40%를 강제 배정하고 있다. 지난해는 입학 예정자의 87%가 지원 학교를 찾아갔다. 곽 교육감은 이와 관련, “고교선택제가 학교 간 서열화를 심화시킨다.”며 취임 이후 ‘선 축소·후 폐지’를 추진했다. 시교육청 측은 “오는 31일까지는 내년도 배정계획을 확정해야 하는 만큼 1년 뒤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고교선택제뿐만 아니라 고교 체제의 개선 입장을 내놓았다. 곽 교육감은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 등을 그대로 둔 채 일반고의 고교 선택권을 일부 조정하거나 폐지하는 것으로는 고교 양극화로 인한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고 전제한 뒤 5월부터 고교체제의 개편을 위한 사회적 토론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일선 학교와 시민단체들은 시교육청이 고교선택제 개편을 장담했다 유보하자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결과”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안모씨는 “지난해부터 폐지하겠다고 해 그렇게 알고 있었다.”면서 “당장 내년에 고교에 진학하는 애들이 혼란을 겪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모임 상임대표는 “‘유보’ 조치 역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라면서 “개편 또는 폐기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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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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