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시작 한달… 대학가 모럴해저드로 ‘시끌’

새학기 시작 한달… 대학가 모럴해저드로 ‘시끌’

입력 2012-03-27 00:00
수정 2012-03-2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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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도덕, 非양심, 非상식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한 교양과목 중간고사 시험장에서 대리시험을 치르던 학생이 적발됐다. 시험 감독이 남학생이 제출한 답안지에 여자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신분증을 확인한 끝에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 학생은 대리시험을 치른다는 점을 감추기 위해 지난 2월 개강 이후 빠짐 없이 수업에도 대리출석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현재 이 학생에 대한 징계를 논의 중이다. 학교 관계자는 “시험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해당 과목 낙제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이 경우 죄질이 나쁘고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KAIST는 또 ‘도서관 절도사건’으로 어수선하다. 한 신입생이 도서관 책상 위에 뒀던 지갑을 잃어버렸고, 이 학생은 마침 도서관에 있던 신입생 새터(오리엔테이션) 멘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2학년인 멘토는 “도서관에서 잃어버린 것은 못 찾을 것”이라며 위로하는 척했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캠퍼스폴리스 조사 결과 이 멘토가 범인으로 드러났다.

각 대학들이 학생들의 도덕적 해이에서 빚어진 사건으로 시끄럽다. 대리시험이나 커닝 등 부정행위는 물론 절도와 뺑소니, 금연구역 내 흡연 등이 문제다.

●각 대학 게시판 고발글 쇄도

각 대학 게시판은 이런 문제를 고발하거나 비난하는 글로 도배가 될 정도다.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에서는 매년 반복돼 온 ‘채플 알바’ 문제가 올해도 불거졌다. 이대 학생 게시판에는 최근 ‘일주일에 한 번 30분씩 진행하는 채플에 한 학기 동안 대리출석해 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이 올랐다.

이 학생은 회당 1만원의 비용을 제시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채플이 별도의 시험 없이 출석만 체크한다는 점을 악용한 거래 행위”라면서 “적발되면 졸업유예 등의 조치를 취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학생들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험 부정행위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S대의 한 학생은 “아예 책을 펴놓고 교양과목 시험을 보는 학생도 있고, 복학생에게 전공시험의 답을 찍어 주는 조교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주요 대학 게시판에는 새학기 들어 소위 ‘길빵’으로 불리는금연구역 내 흡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회전체 도덕적 문제” 지적도

K대의 한 학생은 “얼마 전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지나가던 한 학생이 여학생 팔에 화상을 입혀 논란이 됐었다.”면서 “흡연구역을 제외하고는 모든 곳이 금연구역이지만 이를 문제시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또 P대에서는 얼마 전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학생이 자동차를 들이받은 뒤 욕설을 내뱉고 도망쳤다는 게시글이 올라 논란을 빚기도 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 같은 도덕적 해이는 대학생들의 치열한 경쟁에서 비롯된 정신적 스트레스가 1차적 원인이겠지만 전적으로 대학생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인 만큼 이를 우리 사회 전체의 도덕적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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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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