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 두 총장’ 파국 치닫는 숙대

‘한 대학 두 총장’ 파국 치닫는 숙대

입력 2012-03-24 00:00
수정 2012-03-2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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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학교 각각 총장 서리·대행 내세워 교수·임직원·학생·동문 ‘이사회 사퇴촉구’

재단의 기부금 편법 운용을 둘러싸고 불거진 숙명여대 재단인 숙명학원과 대학 간의 갈등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재단 이사회와 대학 측이 각각 총장서리와 총장대행을 내세워 업무를 시작, ‘한 대학 두 총장’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교수와 직원, 동문 등 70여명으로 구성된 ‘숙명발전협의회’는 재단 이사진 전면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학생들의 반발도 거세다. 학내 전체 문제로 비화된 형국이다.

재단 이사회가 한영실 총장의 전격 해임과 함께 총장서리로 임명한 구명숙(한국어문학부) 교수는 23일 담화를 통해 “부족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소명을 다하기로 했다.”면서 “창학 이래 최대 위기를 정상화하기 위해 모두 힘을 합쳐 달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 측은 “총장서리를 인정할 수 없다.”며 조무석 대학원장을 총장 직무대행으로 지명했다. 대학 측은 “한 총장이 ‘총장 해임 및 이사 해임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낸 만큼 학원 정관에 따라 조 대학원장이 업무대행을 맡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한 총장은 당초 총장 업무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적법 절차를 거쳐 업무에 복귀하겠다며 대행 임명에 동의했다. 양측이 재단 이사회의 의결권과 학원 정관을 내세워 팽팽하게 맞선 실정이다.

때문에 ‘한 대학 두 총장’ 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재단 이사회와 대학 측의 공방이 극단으로 치닫자 교수와 임직원, 학생들도 집단행동에 나섰다. 숙명발전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직선으로 선임된 총장을 실정법 위반으로 권한이 정지된 이사장이 해임한 것은 명백한 해교행위이자 폭거”라며 “2012년도 제1차 이사회에서 의결한 총장직 해임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이사회 전면 사퇴도 요구했다. 총학생회도 “학교와 재단 간의 알력에 진정한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이권에만 급급한 이들이 학교운영을 맡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오는 30일 전체 학생총회를 열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9일 “기부금을 교비회계 항목으로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사립학교법 시행령’ 일정 개정안에 대한 의견조회서를 시·도교육청에 전달했다.

숙명여대 사태의 원인이 기부금 처리에 대한 법규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판단에 후속조치를 취한 것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교육 목적의 기부금은 학교법인이 보유하거나 법인운영비 등으로 사용할 수 없다.

교과부는 다음 달 9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법 개정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매년 실시되는 대학평가 과정에서 기부금 편법운용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교과부의 법 개정 시도는 ‘사후 약방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건형·명희진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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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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