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애호가 냉장고 속 고양이 30마리 사체 논란

동물애호가 냉장고 속 고양이 30마리 사체 논란

입력 2012-03-06 00:00
수정 2012-03-0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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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vs “화장전 보관”

냉장고 속에 보관 중인 30여 마리의 고양이 사체를 두고 자칭 동물 애호가와 동물보호단체의 진실 공방이 뜨겁다.

사건은 주민들의 신고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25일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주민 제보에 따라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아파트를 찾아갔다.

●유기 고양이 방치된 채 악취 풍겨

이 아파트에서 유기된 고양이들이 방치돼 죽어 가고 있으며, 방치한 고양이 사체가 부패하면서 악취를 풍겨 주민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 경찰 등을 불러 집 안을 확인한 결과 고약한 악취의 정체는 죽은 고양이였다.

집안 이곳저곳에 고양이 배설물과 사체가 어지럽게 놓여 있었고, 냉장고 안에는 수건 등에 싸인 30여 마리의 고양이 사체가 들어 있었다. 협회 측은 한 방송국에 이 사실을 제보했다.

이 아파트 주인은 황모(46·여)씨. 황씨는 번역 일을 하면서 4년여 전부터 버려진 고양이들을 데려와 돌봐 왔으며, 동물 애호가로 알려져 서울시의 고양이 중성화 사업에 투입되기도 했다. 협회 관계자들이 허락 없이 자신의 집에 들어와 이곳저곳을 살핀 데 이어 방송사에서까지 취재팀을 보내 촬영하려고 하자 황씨는 지난 2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방송사 관계자를 무단 침입 혐의로 고소했다.

황씨는 고양이들을 깨끗하게 돌봐 주지 못한 점은 인정하지만 억울하다고 말했다. 현재 60마리나 되는 버려지거나 병든 고양이들을 키우느라 제때 돌봐 주지 못하기도 했고, 병으로 죽을 수도 있는데 마치 자신이 죽인 것처럼 몰아가는 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황씨는 “지인을 통해 죽은 ‘아이들’을 화장하려고 했지만 그러려면 경기도 포천까지 가야 해 한꺼번에 처리하려고 임시로 냉장고에 넣어 뒀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황씨는 “곧 아파트 내부를 리모델링해 고양이들을 잘 돌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60마리 키우느라 못 돌본 것뿐”

그러나 동물사랑실천협회는 “황씨가 감당할 능력도 없으면서 수십 마리의 고양이를 방치한 것은 동물 학대”라고 주장했다. 제보자가 황씨의 집에서 찍은 사진 등을 봤을 때 고양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점이 입증된다는 것이다. 박소연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는 “황씨의 아파트 이웃 주민들도 불쾌한 냄새 등으로 민원을 계속 제기해 왔고, 이들도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라면서 “협회도 황씨를 동물 학대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진아·배경헌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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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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