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자살여고생 유족 ‘왕따 피해자’ 주장

제주 자살여고생 유족 ‘왕따 피해자’ 주장

입력 2012-02-22 00:00
수정 2012-02-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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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재조사..학교측 “집단따돌림 없었다”

지난해 성탄절 제주시 앞바다에 빠져 숨진 여고생이 학교 내 집단따돌림으로 자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숨진 H양의 어머니 A씨는 최근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 등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의 딸이 같은 학교 선배와 친구들의 협박 문자 등에 시달려 결국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고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H양은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제주시 이호테우해변 동쪽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같은 날 새벽 가출신고된 상태였으며 이호해변 등대 옆에서 소지품이 발견됐다.

H양은 숨지기 전 ‘죽으면 내 몸을 좋은 데 써달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남자친구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딸이 지난해 6월 동급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가해학생이 전학 가는 조건으로 사건을 덮기로 했으나, 선배들이 ‘거짓말을 해 남학생을 전학 가게 만들었다’고 추궁했고 같이 다니던 친구들도 ‘너는 왜 징계 안받냐, 전학 안가냐’며 시달리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딸이 미니홈피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는데, 조작된 발신번호를 통해 ‘왜 소설을 쓰냐’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며 “죽기 이틀 전에도 ‘2학년 때 같은 반이 되면 가만 안 두겠다’는 협박 문자를 받았는데 학교에서는 전학을 가라는 말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이달 초 유족들의 진정에 따라 해당 문자가 발신된 휴대전화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고, 휴대전화 주인 등 관련자들을 다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22일 “당시 H양은 우울증을 앓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단순자살로 결론 내리고 사건을 종결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측은 “당시 해경에서 두달 가까이 조사한 사안이고, 다시 조사를 한다니까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성추행 사건은 발생 즉시 학교 등에 신고됐고, 피해 학생의 의사와 메뉴얼에 따라 상대 학생을 전학시켰지만 집단 따돌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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