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살아서 졸업장을 받았더라면…. 그래도 우리 아들을 잊지 않고 챙겨준 학교에 정말 고맙습니다.”

지난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폭침으로 산화한 강태민(당시 21세) 상병이 22일 오전 10시 30분 모교인 홍익대에서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강 상병의 졸업장을 대신 받은 아버지 강영식(52)씨는 “고맙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복잡 미묘한 감정”이라고 말했다.

강 상병은 2008년 홍익대 세종(옛 조치원)캠퍼스 조선해양공학과에 입학한 뒤 이듬해 1학년을 마치고 해군에 지원했다. 가정 형편 탓에 성적우수 장학금까지 받았지만 입대를 결심했다. 조선해양공학과에 들어간 것도, 해군에 지원한 것도 큰 배를 타고 싶어서였다. 강 상병의 꿈은 조선 관련 엔지니어였다.

강 상병의 보직은 엔진실에서 근무하는 가스터빈병이었다. 밝은 성격의 강 상병은 한 번도 힘들다는 소리를 하지 않고 묵묵히 맡은 일을 다했다. 그러던 가운데 천안함이 공격받았다. 정부는 강 상병을 포함한 6명의 법률적 사망시점을 실종자 수색작업이 종료된 4월 24일로 결정했다.

홍익대 측은 “국가를 위해 희생된 학생에 대해 누구라도 고마운 마음이 있을 것”이라면서 “강 상병의 넋과 부모님을 위로하기 위해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강 상병이 정상적으로 졸업하는, 동기들이 졸업하는 연도에 명예졸업장을 주면 더 의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22일 졸업식에는 강 상병의 08학번 동기 10여명이 졸업장을 받는다.

강 상병의 부모는 인천 부평에서 올라와 아들을 대신해 명예졸업장을 받게 된다. 졸업식에 앞서 강 상병의 부모는 총장과 만날 예정이다. 아버지 강씨는 “잠이 올 것 같지 않다.”면서 “오늘따라 아들이 정말 보고 싶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