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에 상품권 유혹… 편입학원도 기출문제 장사

수험생에 상품권 유혹… 편입학원도 기출문제 장사

입력 2012-02-14 00:00
수정 2012-02-14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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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대형학원 20곳 조사해보니

일부 대학 편입학원과 자격증 학원들이 기출문제를 가져 오는 수험생들에게 현금이나 상품권 등을 제공,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직원들을 동원해 4년간 106차례나 시험 문제를 빼낸 해커스 어학원이 저작권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가운데 다른 학원들도 유사한 방식의 ‘기출문제 장사’를 해 온 셈이어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이 13일 서울시내 20여곳의 편입 및 자격증 대비 학원의 홈페이지와 수험생들을 취재한 결과 학원들이 수험생에게 온라인 게시판이나 팸플릿 광고 등을 통해 기출문제를 제공받는 대신 경품을 제공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의 A편입학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17일부터 ‘특명, 전공 및 면접 문제를 기억하라’라는 이벤트를 열었다. 홈페이지에 댓글로 ‘편입시험 학교, 전공 및 면접 질문’ 등을 남기면 학원 측이 당첨자를 뽑아 사은품을 주는 행사다. 320GB 외장용 하드와 5만원권 외식상품권, 1만원권 문화상품권 등을 상품으로 내걸었다. 종로구의 B편입학원은 기출문제를 따로 모아 엮은 책을 판매하기도 했다.

자격증 대비 학원도 마찬가지다. 사회복지사 수험정보전문 C학원은 사이트에 기출문제 복원 행사 참가자 전원에게 영화예매권을 지급하고 1등에게 MP3를 제공한다는 이벤트 글을 올렸다. D인터넷 서점은 정보처리기사, 산업기사, 기능사, 사무자동화산업기사 등의 시험을 본 뒤 수험표 뒷면에 과목명과 시험 일자, 문제 내용을 적어 카메라로 찍어 보내면 도서를 제공한다는 공지 글을 올려놨다. 또 E동영상 강의 사이트는 사회복지사 1급 기출문제 응모에서 채택되면 1만원의 현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편입 준비생 허모(27)씨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예상문제보다 비공개 기출문제를 더 많이 확보한 학원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면서 “큰 돈 안 들이고도 기출문제를 확보할 수 있어 (학원들이) 이런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대학이나 해당 기관의 고소가 있을 경우 저작권 침해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우에 따라 관련 학원은 물론 이벤트에 참가한 학생들까지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대학이 기출문제를 공개하지 않는 상태에서 편입학원이 영리를 위해 상습적으로 문제 복원을 유도했다면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영섭 법무법인 나눔 변호사는 “이벤트라지만 돈을 주고 직접 고용하는 것과 실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 업무방해로 볼 수 있다.”면서 “학교 측이 기출문제를 공개하는지도 (사법 처리 여부의) 주요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 주요 대학 가운데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경희대, 중앙대 등은 편입학 기출문제를 비공개로 하고 있다.

반면 학원가에서는 오랜 관행이어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편입학원 관계자는 “기출 문제를 복기(複棋)하면서 출제 유형을 파악하고 수업에 응용하는 것은 교육계의 오래된 관행”이라면서 “영리 목적이 아닌 수험생을 위한 서비스로, 불법적인 요소는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백민경·이성원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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