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우편전수조사 ‘우왕좌왕’

학교폭력 우편전수조사 ‘우왕좌왕’

입력 2012-01-28 00:00
수정 2012-01-2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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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학교에 예산 떠넘기고 교과부·교육청 일정도 달라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학교 폭력 실태 파악을 위한 우편 전수조사를 두고 시·도교육청과 일선 학교가 우왕좌왕하고 있다. 방학 중에 각급 학교에 일괄적으로 우편 발송 업무를 떠넘긴 데다 소요 예산도 우선 자체 조달한 뒤 나중에 지원하기로 한 탓이다.

게다가 일정을 놓고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의 지침이 다른 경우까지 있다. 학교 폭력 대책을 요구하는 여론에 떠밀려 ‘전수조사’라고 말할 수도 없는 조사를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27일 교과부와 시·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과부는 최근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558만여명 전원에 대한 학교 폭력 실태 우편 설문조사서 발송을 이달 말까지 마무리하라는 공문을 25일 내려보냈다. 31일까지 설문지를 발송하면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다음 달 10일까지 회신을 취합해 분석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시·도교육청은 이 같은 일정이 무리라고 판단해 자체적으로 지침을 바꿔 일선 학교에 내려보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각 학교가 설문지를 인쇄하고 주소를 정리해 배송용 봉투를 제작하고, 여기에다 발송 봉투에 주소를 명기하고 발송업무까지 마무리하려면 이달 말까지 완료하라는 것은 불가능한 지침이라고 판단했다.”면서 “각급 학교에 다음 달 6일까지 완료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 경우 10일까지 회신을 완료하겠다는 교과부의 일정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우표와 봉투, 설문지 제작 등에 필요한 예산도 일선 학교에 떠넘겼다. 교과부가 내려보낸 공문에는 비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교과부는 “사안이 급한 만큼 학교운영비로 우선 충당하면 추후 특별교부금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비용을 교육청이 부담하면 좋지만 수억원이나 들어서 일선 학교에 떠넘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설문조사 발송 비용만 약 2억 5000만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업무 효율성과 조사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교사는 “어차피 KEDI가 답변을 받는다면 집으로 발송할 필요 없이 개학 후 실시하는 것이 예산도 아끼고 회수율도 높지 않겠느냐.”면서 “방학 중에 교사들을 학교로 불러내 작업을 하도록 한 데 따른 불만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는 고3 학생들의 답신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지만 졸업식만 남겨둔 고3 학생들이 과연 얼마나 답신을 보낼지도 의문”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왜 조사는 서둘러 주먹구구식으로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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