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중 558만명 학교폭력 우편조사?

방학중 558만명 학교폭력 우편조사?

입력 2012-01-19 00:00
수정 2012-01-1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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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에 밀려 뒤늦게 설문… “비용 22억 때문” 해명에 비난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왕따)이 학생들의 자살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정부가 전수조사라는 특단의 수단을 동원했다. 전국 초·중·고교생 558만여명 모두에게 우편을 보내 학교 폭력 현황을 물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교육 당국은 물론 경찰과 정치권까지 나서 처벌 일변도의 정책을 쏟아낸 상황에서 뒤늦게 실태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본말이 전도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방학 중 예고 없이 진행되는 조사로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정부 측도 전수조사의 회수율을 20%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 폭력의 실태를 파악,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기 위해 전국의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 558만여명을 대상으로 우편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우편 발송과 분석은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의 요청으로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맡기로 했다.

설문은 학생이 사는 곳과 학교명·학년·성별까지만 묻는 무기명으로 이뤄지며 최근 1년간 학생이 당한 학교 폭력 피해의 종류와 장소는 객관식으로, 구체적인 사례와 바람은 서술형으로 쓰도록 구성됐다. 피해 종류는 ▲말로 하는 협박이나 욕설 ▲집단 따돌림 ▲강제 심부름 ▲약취 ▲상해·감금·폭행 ▲성폭력 ▲인터넷 채팅·휴대전화·이메일 등을 이용한 폭력 ▲없음 등 8가지 유형 가운데 복수응답이 가능하도록 했다.

설문지는 해당 학생의 가정으로 이달 말까지 발송해 다음 달 10일까지 KEDI 사서함으로 모으기로 했다. KEDI가 다음 달 29일까지 분석하면 교과부·교육청·경찰청은 결과를 토대로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성삼제 교과부 학교지원국장은 “심각한 상황이거나 긴급 조치가 필요한 경우 곧바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우편 전수조사를 해마다 1월에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하반기에는 각 시·도 교육청 주관으로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학교 폭력에 대한 대책이 너무 늦었다는 비판도 높다. “비용 때문에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이 교과부의 해명이다. 그러나 초·중·고교생의 16%가 학교 폭력으로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답할 만큼 상황이 심각한 데다 실제 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는데 22억여원의 비용 때문이라는 해명은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봤다는 시인일 뿐이다. 또 조사가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교원단체총연합회 측은 “방학 중에 우송된 설문에 학생들이 얼마나 성의 있는 답변을 할지 의문”이라면서 “무기명 조사의 특성상 허위로 다른 학생의 실명을 거론할 우려 등도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학교폭력 주요 설문내용]

■질문 최근 1년간 당한 학교폭력은(복수응답 가능)

①말로 하는 협박이나 욕설(명예훼손·모욕·공갈·협박) ②집단 따돌림 ③강제 심부름과 같은 괴롭힘 ④돈 또는 물건을 빼앗김(약취) ⑤손발 또는 도구로 맞거나 특정한 장소 안에 갇힘(상해·폭행·감금) ⑥성적인 부끄러움을 갖게 하는 말과 행동 또는 강제로 몸을 만지는 행위(성폭력:성희롱·성추행·성폭행) ⑦인터넷 채팅·이메일·휴대전화로 하는 욕설과 비방(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폭력) ⑧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없음

■질문 최근 1년간 학교폭력을 당했다면 주로 어떤 곳에서(복수응답 가능)

①교실 ②운동장 ③화장실 또는 복도 ④그 외 학교 내 장소 ⑤등하굣길 ⑥학원이나 학원 주변 ⑦오락실·PC방·노래방 등 ⑧온라인(인터넷·이메일)과 휴대전화 ⑨공터나 빈 건물·주차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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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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