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이름 수두룩 돈봉투 물증 나왔다

친이계 이름 수두룩 돈봉투 물증 나왔다

입력 2012-01-13 00:00
수정 2012-01-1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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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안병용 사무실서 A4문건·사진 파쇄해 폐기

“파쇄한 문건은 뭐죠. 내용을 알고 있습니까.”(기자)

“난 모릅니다. 더 이상 묻지 마세요.”(안병용 한나라당 은평갑 당원협의회 위원장 측 관계자)

12일 서울 은평구 응암동 미주빌딩 301호 안병용(54) 한나라당 은평갑 당협위원장 사무실. 취재팀은 오전 8시부터 안 위원장 사무실 앞을 지키고 있었다. 9시쯤 여직원 한 명이 출근했다.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오후 3시쯤 누군가 사무실 밖으로 ‘검은 비닐봉지’를 내놓았다. 부피가 컸다. 봉지를 열어보니 A4용지 문건과 사진 등을 파쇄한 것이었다. 갈기갈기 찢긴 종잇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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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있는 안병용(54) 한나라당 은평갑 당협위원장 사무실 밖에 버려진 파쇄된 종이들. 조각을 맞춰 보자 박진·이화수·김재경 의원 등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의 이름 등이 드러났다.
12일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있는 안병용(54) 한나라당 은평갑 당협위원장 사무실 밖에 버려진 파쇄된 종이들. 조각을 맞춰 보자 박진·이화수·김재경 의원 등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의 이름 등이 드러났다.
●종잇조각 하나씩 맞춰 확인

박진·이화수·김재경 의원 등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과 김왕규 경기 시흥을 당협위원장, 이병웅 광진구을 당협위원장, 김태욱 광주 동구 당협위원장 등 지역구 위원 및 의원, 당원들의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었다. 2008년 7·3 전당대회가 열렸을 당시의 연도가 적시된 조각들도 적잖았다. 특히 이름 옆에는 동그라미(O), 엑스(X) 표시도 있었다. 지역구 관계자는 “○는 전대 당시 돈 봉투를 돌린 이들, X는 돈 봉투를 받지 않았거나 돌릴 필요가 없는 인물”이라고 귀띔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 검찰에 소환된 안 위원장 측이 검찰 조사에 맞춰 전대 당시 돈 봉투를 돌린 의원들의 이름이 적힌 문건과 돈 봉투 살포 지시를 밝힐 수 있는 문건들을 폐기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의 최측근인 안 위원장은 전대 당시 지역구 구의원 5명에게 현금 2000만원을 건넨 뒤 서울 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50만원씩 전달하도록 지시한 의혹을 사고 있다.

●檢, 고명진·안병용 이틀째 소환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에게서 돈 봉투를 되돌려 받은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 고명진(40)씨와 안 위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이날 이틀째 소환해 자금 출처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또 돈 봉투와 연루된 당협 간부들의 명단을 입수해 구체적인 금품 살포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또 나동식(58) 은평구의회 전 의장 등 원외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줄소환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돈의 출처, 돈 봉투 살포 지시자, 돈을 주고받은 의원 및 당협위원 등에 대해 캐물었다. 검찰 관계자는 “원내든 원외든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나 전 의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시 은평갑 구의원들에게 돈을 뿌렸고, 구의원들은 (받기를) 거부했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장은 전대 당시 은평구의회 부의장(2006년 7월~2008년 7월)을 맡았고, 이후 2010년 7월까지 구의회 의장을 지냈다.

고씨는 검찰 조사에서 “고 의원실로부터 돈 봉투를 되돌려 받았지만 돈 봉투를 건넨 사람은 아니다.”라면서 “반환받은 돈 300만원은 자신이 밥값 등 개인적으로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 사진 김승훈·홍인기·명희진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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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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