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학생 “일진형들 사형 받으면 좋겠어요”

피해학생 “일진형들 사형 받으면 좋겠어요”

입력 2012-01-10 00:00
수정 2012-01-1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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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강력계서 만난 학교폭력 피·가해자

지난 6일 서울 마포경찰서 강력팀 조사실. 온종일 참고인 조사를 받는 중학생들이 들락날락했다. 학교 선배들에게 돈을 빼앗기고 감금에 폭행까지 당한 피해 학생들이다. 옆엔 부모가 함께 있었지만 눈빛에선 두려움이 읽혔다. 형사 앞에서 한 학생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경찰서에서 형(가해 학생)과 눈을 마주쳤는데 오줌 쌀 것 같았어요. 저…, 형들이 사형 선고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아이는 조사 뒤 학교 생활을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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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교사 학교폭력 예방교육   9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 동부 위(Wee)센터에서 중등 교사들이 서울시교육청이 학교폭력 예방과 대처를 위해 개발한 교원 감정 코칭 연수를 받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중고교 교사 학교폭력 예방교육

9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 동부 위(Wee)센터에서 중등 교사들이 서울시교육청이 학교폭력 예방과 대처를 위해 개발한 교원 감정 코칭 연수를 받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최근 경찰 수뇌부가 학교 폭력에 대한 강력 대응을 주문하면서 최근 경찰서에서는 이 같은 풍경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여성청소년계에서 맡았던 수사도 강력계에서 전담하고 있다.

마포서에서 만난 피해 학생 장모(13)군은 “상습적으로 돈을 뜯기는 것이 참을 수 없어 학교 생활지도부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자식들의 증언에 부모들은 “무조건 강하게 처벌해 달라.”며 격분했다.

다른 쪽 방에서는 가해 학생에 대한 조사가 한창이다. 조사를 마친 경찰은 “주범 격인 가해 학생은 부모 없이 조부모와 함께 살았다.”면서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또 “어쩌다 일진 선배들과 어울리면서 폭력을 일삼게 된 것인데 한편으론 안타까웠다.”고도 했다. 마포서는 가해 학생 가운데 박모(14)군을 구속했다. 폭력과 갈취 혐의로 14세 소년이 구속되기는 극히 이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강도 같은 중대범죄는 아니지만 학교 폭력의 심각성과 중대성 때문에 구속하게 됐다.”면서 “해당 학교 일진회 인원을 모두 파악해 일망타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장실질심사에서 담당판사가 “이제 만 14세 학생인데 학교 폭력이 문제화된다고 구속까지 하는 건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따지자 담당 경찰은 “피해 학생들이 구속을 요구했고 죄질이 가장 나쁘다.”고 강변했다. 결국 박군은 구속됐다. 마포서와 같은 모습은 현재 전국 곳곳의 경찰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서울 마포서, 서부서, 성동서 등은 이날 ‘학교안전드림팀’을 구성, 학교 폭력 우범지대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피해 학생에게 형사를 배치해 보호하는 ‘후원자제도’도 시행하기로 했다. 일선 지구대, 학교 등과도 긴밀히 협조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어른들의 대응이 처벌 중심의 일회성 대책이어서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경찰 등 외부 인력이 학교 폭력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양성화해야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 순 없다.”면서 “특히 경찰의 노력이 일회성에 그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불만이 없지 않다. 처벌도 좋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지구대 외근 경찰은 “뭐든 문제를 매로 해결할 수 없듯이 학교 폭력을 풀 주체는 교육 당국이라는 점을 인식해 줬으면 한다.”면서 “윗선에선 학교 폭력의 심각성에 각종 대책들을 쏟아내지만 3교대로 굴러가는 외근 시스템에서 윗선의 뜻대로 움직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진아·이영준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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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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