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 再議 후폭풍

학생인권조례 再議 후폭풍

입력 2012-01-10 00:00
수정 2012-01-1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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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교육감 사퇴 촉구” vs “경기·광주 조례도 폐기”

“교육자치와 민주시민에 대한 도발이다. 이대영 교육감 권한대행에 대한 해임 권고 결의안을 추진하겠다.”(서울시의회), “서울에 그치지 않고 이미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고 있는 경기와 광주의 조례안도 폐기시키겠다.”(학생인권조례 저지 범국민연대)

서울시교육청이 9일 서울시의회에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재의를 공식 요구하자 조례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또다시 달궈졌다. 찬성 측은 찬성 측대로, 반대 측은 반대 측대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다.

조례안 제정·통과를 주도했던 김형태 교육위원은 이날 “조례를 제정하면서 충분한 법적 검토를 거쳤고 공익 침해 요소나 상위법 위반 소지를 없게 했다.”면서 “조례를 공포하지 않으면 이 부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안을 만든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도 성명을 내고 “재의 요구는 10만 서울 시민의 주민발의와 시의회의 민주적이고 적법한 조례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조례 시행을 반대해 온 단체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64개 교원·학부모·시민단체로 구성된 학생인권조례 저지 범국민연대는 “앞으로 교육위 소속 의원 방문, 서명운동, 헌법소원 등의 대응을 통해 조례안의 문제점을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기독교사회책임 등 종교단체들은 “‘폐기 100만 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조례에 찬성한 시의원들의 낙선운동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재의 의견서에서 교내 집회 허용·임신 출산 및 성적(性的) 지향에 대한 차별 금지 등 조례의 핵심조항 대부분을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단순한 재의 요구가 아닌 조례 전면 재검토 또는 폐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교육감의 인사권 및 정책결정권을 제한할 소지가 있고 학교 현장에서 교원의 교육 활동에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의견서에서 “조례를 제정해 학교 규칙을 일률적으로 규제하면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초중등교육법 제8조 등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정 이념에 의해 학생의 집회·시위가 주도되면 학교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고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거나 교사의 학생 교육권을 크게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는 규정은 성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에게 그릇된 성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가진다’는 “모든 교육벌을 금지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정치적 의도가 아닌 교육 현장의 목소리와 법적 논리에 따라 재의 요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사전 검토 과정에서 문제 삼지 않았던 부분들까지 대거 재의 이유에 포함됐다.”면서 “최근 학교 폭력 사태로 조례안에 대한 반발 목소리가 커진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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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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