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정 늘었지만… ‘풀뿌리 복지시설’엔 한파

온정 늘었지만… ‘풀뿌리 복지시설’엔 한파

입력 2012-01-03 00:00
수정 2012-01-0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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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이 늘었다고 하지만 저희에게는 남의 이야기 같아요.”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유모(48)씨는 아이들이 오기 전에는 보일러를 꺼놓는다. 기름값을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기부가 늘었다는 뉴스를 믿지 않는다. 유씨는 “규모가 큰 단체에는 기부가 많이 있다고 하지만 오히려 지역에 기반한 작은 복지시설에는 한파가 몰아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불황 속에도 이웃을 돕기 위한 기부가 커지고 있지만 대규모 모금 단체에 기부금이 집중되면서 ‘풀뿌리 복지시설’들은 되레 기부가 줄어드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어려운 어린이, 노인 복지 시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한 실정인 것이다.

2일 현재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914억여원을 모아 목표액의 87.8%를 모금했다. 지난해 직원들의 비리 문제 등이 드러나면서 1998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목표액을 채우지 못한 것과는 대비된다. 구세군도 올해 47억 3000여만원을 모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역의 작은 단체는 기부금이 쌓이기는커녕 현상 유지만 해도 ‘대박’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서울 구로구의 한 지역아동센터는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 동안 1079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개인 후원이 554만원, 기업 후원이 525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소폭 줄었다. 올해 같은 기간에 들어온 후원금은 1003만원으로 개인이 502만원, 기업이 501만원이었다. 73만원이 줄어든 것이다. 성태숙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은 “밖에서 보면 줄어든 금액이 수십만원에 불과하지만 20~30명 규모의 작은 복지시설에는 정말 큰 돈”이라면서 “난방비와 식자재비 등이 오른 탓에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은 지난해보다 20~30%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의 복지시설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복지시설 관계자는 “적게는 10%, 많게는 20~30%의 후원금이 줄어든 곳도 있다.”면서 “특히 기업의 후원금은 몇해 동안 계속 늘었는데 올해는 조금씩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풀뿌리 복지시설’에 대한 사회적 관심 확대와 함께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의 기부금 배분 방식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작은 단체의 경우 사업에 대한 객관적 지표를 마련하기 어려운 만큼 실사 등을 통해 지원금을 배분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동모금 배분 시 객관적 지표를 강하게 적용하고 있는데 작은 단체들은 상근자가 2~3명에 불과해 복지업무를 담당하는 데도 벅찬 측면이 있다.”면서 “객관적 지표를 제대로 못 갖췄더라도 실사 등 다른 평가를 통해 이들 단체에 후원금이 전달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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