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중학생 숨진 당일도 맞았다”

“자살 중학생 숨진 당일도 맞았다”

입력 2011-12-30 00:00
수정 2011-12-3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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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파악조차 못해..의혹 제기에 전담반 꾸려

광주의 한 중학생이 학교 폭력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자살 당일에도 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학교 폭력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성적 비관으로 숨진 것으로 파악해 수사에 허점을 드러냈다.

30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29일 오전 9시40분께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17층 계단에서 A(14)군이 난간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28일 낮 친구에게 담배를 가져오라고 시켰다가 담임교사에게 적발된 뒤 상담을 받고 오후 5시47분께 귀가해 목을 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에 나선 경찰은 A군이 평소 친구들에게 성적 고민을 호소했고 사건 발생일을 전후로 기말고사 성적결과가 우편물로 가정에 배달되는 시기였던 점도 A군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학교 폭력 여부에 대해서는 다른 반 B(14)군이 A군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거나 간혹 2천-3천원을 빼앗아 갔을 뿐 정신적인 고통이나 괴롭힘 정도까지 이르지 않는 ‘통상적인 수준의 행위’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영안실을 찾은 학생들은 “28일 오전 2교시가 끝나고 B군이 A군을 찾아와 교실에서 샌드백 패듯이 때렸다”고 폭로했다.

학생들은 “B군이 A군에게 수요일까지 담배값을 마련해라고 시켰고 A군이 700원밖에 없어 친구에게 담배를 가져오라고 하다 담임에게 적발됐다”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학교 폭력 의혹이 제기되자 북부서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2개팀 25명으로 전담반을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B군의 폭행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조차 하지 않아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방학이라 반 전체 학생들을 일일이 방문, 면담할 수밖에 없어 다소 시간이 소요되고 있지만 아직 폭행을 당한 징후나 진술을 듣지 못했다”며 “여러 의혹을 없애기 위해 전 형사력을 가동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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