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총학들 ‘좋은 원룸 찾아드려요’

대학가 총학들 ‘좋은 원룸 찾아드려요’

입력 2011-12-12 00:00
수정 2011-12-12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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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정보 DB 구축..‘나쁜 원룸’ 명단 요구도

“지난해 연말 학교 인근 월세 28만원짜리 자취방에 들어갔습니다. 추위를 그다지 안 타는 체질인데, ‘난방은 최대로 해준다’는 주인 말과 달리 방은 스키복을 입고 자야 할 정도로 추웠어요. 견디다 못해 두 달 만에 10만원 비싼 곳으로 옮겼습니다.”

연세대에 다니는 정모(26)씨의 ‘원룸 구하기’ 체험담이다.

겨울방학이 다가오면서 원룸이나 하숙집을 옮기려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일부 대학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이 같은 피해를 막고자 사례 수집과 주거정보 조사 등 지원에 나섰다.

12일 대학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총학이 20대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민달팽이 유니언’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관심을 끈 연세대에서는 새 총학이 ‘주거정보 조사단’을 조직, 학교 주변 하숙집과 자취방 정보를 모으기로 했다.

정보 수집이 끝나면 이를 토대로 내년 2월까지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 온라인으로 학생 누구나 열람하도록 할 방침이다.

총학 관계자는 “학생들이 주거 관련 정보를 얻는 데는 한계가 있어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쉽다”며 “거주지 DB 구축으로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고 장기적으론 이 일대 하숙ㆍ자취비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에서 최근 구성된 새 총학은 이달 중순부터 학교 주변 원룸과 하숙집 등을 돌며 상태를 확인하고 사진을 찍는 등 정보를 수집, ‘안암골 택리지’라는 이름의 주거 정보지를 제작하기로 했다.

안암골 택리지는 원룸이나 하숙집의 가격과 위치, 시설 등 기본 정보를 제공하며 학생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거주지를 쉽게 찾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택리지를 통해 계약하면 월세를 일부 깎아주도록 주인들과 협의하는 방안도 총학 차원에서 추진하기로 했다.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최근 2~3년간 총학이 접수한 하숙집 등 거주지 관련 피해를 모아 사례집을 만들었다. 방학기간 사례를 분석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학생들은 총학의 이같은 사업을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양질의 거주지’ 소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나쁜 거주지’ 정보를 공유하고 소유주 등을 상대로 적극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음식의 질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하숙집이나 비가 줄줄 새고 벌레가 들끓는 원룸, 보안이 매우 취약한 자취방 등이 어디인지 정보가 있어야 학생들이 억울한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 서울대에서는 올 초부터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 ‘비추천 원룸 정보 DB’를 구축하자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이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피해 사례를 모아 개방형 인터넷 사전 위키피디아에 일종의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으나 집주인들이 이를 법적으로 문제 삼을 우려가 있다고 해 중단되기도 했다.

올해 초 고려대ㆍ서강대ㆍ이대ㆍ숙대ㆍ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대학가 주변 하숙집들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짬짜미해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집단 제소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이후 특별한 진전은 없는 상태다.

고려대생 김모(22)씨는 “주인들이 말을 바꾸거나 계약 조건 변경을 요구하는 등 피해 사례는 많다”며 “어디에 집이 있고 가격이 얼마인지에 관한 정보도 필요하지만 문제가 있는 집에 관한 정보가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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