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욕설 달고 사는 청소년들…73%가 초등부터 욕설

입에 욕설 달고 사는 청소년들…73%가 초등부터 욕설

입력 2011-11-30 00:00
수정 2011-11-3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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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ㆍ충북교육청ㆍ교총 ‘학생 언어문화 개선 콘퍼런스’

평소 욕설을 하는 청소년 10명 중 7명은 초등학교 때부터 욕설을 시작했으며, 청소년의 절반은 하루 중 여러 차례 습관적으로 욕을 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30일 교육과학기술부, 충북도교육청, 한국교총이 서울교대에서 공동 주최한 ‘학생 언어문화 개선 콘퍼런스’에서 KBS한국어진흥원과 국립국어원은 지난 9월에 전국 14~19세 청소년 1천518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한 내용을 공개했다.

설문에 따르면 ‘하루에 얼마나 욕설을 자주 하는가’라는 물음에 ‘하루 10번 이상’(22.1%), ‘하루 3~9번 정도’(30.4%)라는 답변이 절반이었다. ‘하루 1~2번 정도’는 38.9%였고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8.6%에 그쳤다.

욕설을 처음 사용한 시기는 73%가 ‘초등학교 때부터’라고 답해 욕설을 접하는 시기가 점차 어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욕설을 하는 이유는 ‘멋있어 보이고 재미있다’ ‘친구끼리 친근감 표시다’ ‘습관이다’ ‘화나면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욕설 사용 줄이기’에 대해 묻자 86.8%가 ‘욕설을 하지 않거나 줄일 생각이 있다’고 답했지만 이중 42.2%만이 이를 실행에 옮기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나머지 44.6%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었으며 그 이유는 ‘습관이 돼서 고치기 어렵다’가 57.7%로 가장 많았다.

이날 열린 콘퍼런스에서는 청소년정책, 교육계, 법조계, 방송, 교육현장, 인터넷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학생 언어사용 실태와 원인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문용린 서울대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청소년의 욕설ㆍ비어의 일상화는 소통과 대화의 부재, 엄청난 사회적 낭비와 재앙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청소년들의 정서를 긍정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 또래 집단의 비행화 요소 제거, 가족ㆍ세대 간 문화유대 강화, 대중매체의 언어 순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장근영 박사는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국 중 가장 낮고 청소년의 욕설문화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열악한 삶을 반영하는 증상이므로 청소년의 삶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인기 경인교대 교수는 “욕설사용지수, 감정조절지표, 분노지수 등 욕설현상과 관련한 각종 지표를 범국민적 교육 차원에서 개발해야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 욕설언어현상을 바르게 이끌어나가기 위한 법률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법무부가 법무부 산하 소년원, 비행예방센터 등 17개 기관에서 교육받는 학생 1천114명을 대상으로 이번달에 조사한 언어사용 실태 분석에서도 98.5%가 비속어를 사용한 경험이 있고 평균 11.78세에 비속어 사용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비속어를 친구(75.5%)에게 배운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비속어 사용 시 ‘별 느낌 없다(81.1%)’는 대답이 많았다.

교과부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각계 전문가들이 내놓은 학생 언어문화 개선실태, 원인 진단, 제안을 토대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올해 안에 마련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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