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차별에…‘알파걸’ 싹도 못 틔운다

취업 차별에…‘알파걸’ 싹도 못 틔운다

입력 2011-11-29 00:00
수정 2011-11-29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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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2011 대학 취업률 분석

서울의 H대 2학년인 장모(22·여)씨는 휴학 중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장씨보다 앞서 ‘취업 전쟁’에 나섰다가 편견과 관행이라는 높고 두꺼운 벽과 맞닥뜨려 절망, 좌절하던 두 언니를 지켜보다 “아무래도 공무원 시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큰언니는 900점이 넘는 토익 점수에 학점, 해외연수 등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었지만 대기업 면접에서 번번이 낙방하다 공무원이 됐다.”면서 “이것저것 속만 상하는 것보다 일찍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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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각종 고시와 언론사 입사 등 ‘합격 축하 플래카드’가 내걸린 서울의 한 여대 정문으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28일 각종 고시와 언론사 입사 등 ‘합격 축하 플래카드’가 내걸린 서울의 한 여대 정문으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사회 각 분야에서 스펙에다 능력을 갖춘 ‘여풍’이 거세다지만 취업시장에서 여성은 여전히 약자다. 28일 서울신문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대학별 취업률을 분석한 결과,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나왔어도 여학생 취업률은 남학생보다 적게는 10~15% 포인트, 많게는 20% 포인트 이상 낮은 곳이 태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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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취업 현황을 살펴보면 고려대 기계공학과의 경우 남학생 취업률은 77.5%였으나 여학생은 42.8%에 그쳤다. 대기업이 선호하는 경영학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세대 경영학과의 남학생 취업률은 81.1%, 여학생은 72.0%로 무려 9% 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서강대 경영학과도 남학생 취업률은 83.6%, 여학생은 68.8%였다.

중앙대 법학과는 남학생의 44.8%가 취업을 했지만 여학생은 22.9%에 불과했다. 경희대 법학과도 남학생이 여학생(22.9%)의 2배에 가까운 44.7%를 기록했다. 기업 법무 담당자들은 “판·검사를 만나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이런 업무에서는 남성이 더 유리하다고 봐 남학생 위주로 선발하는 경향이 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단적인 예이지만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많지만 취업자는 남학생이 더 많은 곳도 있었다. 한국외대 영어대학은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10명이나 적은 86명이지만 취업자는 남학생이 43명으로 여학생 41명을 앞질렀다.

때문에 취업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한다는 입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도 채용 과정에서 합의는 아니지만 은연중에 남녀 차별이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과장은 “현장 인력을 제외하고 경영·영업 부문의 취업 지원자 수는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55대45 혹은 50대50 정도”라면서 “토익이나 대학 성적만으로 선발하면 당연히 여학생들이 많이 뽑혀야 하지만 최종 합격자의 남녀비율은 6대4 혹은 7대3 정도”라고 말했다. 또 “입사 후 3~4년은 지나야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있는데, 여성들은 이 무렵에 임신·출산·육아 문제 등이 겹쳐 기업들이 꺼릴 수밖에 없다.”면서 “임신·출산·육아에 대한 해결책이 없는데 무작정 기업에 여성을 더 뽑으라고 하는 것은 기업더러 불이익을 감수하라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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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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