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범죄자 못지 않은 10대 청소년들의 비행

성인 범죄자 못지 않은 10대 청소년들의 비행

입력 2011-11-12 00:00
수정 2011-11-1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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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절도에 번호판 교체, 경찰관 폭행..”뉘우치는 기색없어”

“범죄수법이나 대담성이 성인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뒤지지 않아요.”

최근 경남에서 형사 입건되는 10대 청소년들이 베테랑 형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차량을 훔쳐 번호판을 바꿔 타고 다니거나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비행의 수준이 도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월말까지 10대 청소년이 저지른 강도, 강간, 방화 등 강력범죄는 모두 160건으로 2010년 한 해 동안 발생한 건수(128건)보다 25% 많다.

유형별로 보면 절도가 1천855건으로 가장 많고 폭력 218건, 강간 109건, 강도 42건 등의 순이다.

일선 형사들은 ‘상당수 청소년들은 뉘우치는 기색이 전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거제경찰서는 최근 통영의 모 고교 2학년 A(18)군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8월 22일 오후 3시께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문이 잠기지 않은 채 주차된 황모(29)씨의 아반떼 승용차를 훔쳤다.

이들은 차안에 있던 보조열쇠로 시동을 걸어 나흘동안 거제와 통영지역을 돌아다녔고 추적을 피하기 위해 다른 차에서 떼낸 번호판을 달고 다니는 치밀함을 보였다.

도난 차량은 8월 25일 거제의 외진 도로변에서 만신창이가 된 채 발견됐다.

중학생이 수배자 검거를 위해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기도 했다.

9월 24일 오후 거제의 한 중학교 친구 사이인 B(14)군과 C(14)군은 거제시 능포동 한 노래방 근처에서 검문하던 경찰관(35)을 폭행했다.

당시 경찰관이 인적사항을 묻자 B군은 폭언과 욕설을 하며 경찰관의 멱살을 잡았다.

경찰관이 B군을 제압하려하자 C군이 달려들어 경찰관의 가슴 부위를 발로 걷어찼다.

이들은 인근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아 여러 차례 불구속 입건된 적이 있었다.

인근 지역에서 이들은 이미 ‘공포의 대상’으로 알려져 등하굣길에 부모가 동행해야 하는 것은 물론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는 것은 엄두도 못 냈다고 학부모들은 전했다.

불과 열흘도 채 지나지 않은 10월 3일 B군은 거제시 장평동 한 상가주차장에 세워진 김모(35)씨의 아반떼 승용차를 훔쳤다.

차량 내 콘솔박스에서 예비열쇠를 찾아낸 B군은 시동을 걸어 일대 20㎞ 거리를 운전했다.

불구속 입건됐던 두 명의 10대는 최근 절도 혐의로 구속됐다.

거제경찰서 김대규 수사과장은 “청소년 범죄는 성인들의 수법을 아무렇지 않게 따라하는 경향을 보이는데다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게 문제”라며 “범죄예방 대책 마련은 물론 교육기관과 가정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경남에서 형사입건된 10대 청소년 중에서 96명은 구속, 3천771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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