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입시 수능 대신 학교생활에 방점

서울대 입시 수능 대신 학교생활에 방점

입력 2011-11-10 00:00
수정 2011-11-1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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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시모집 80%로 확대…입학사정관제로 선발’쉬운 수능’은 자격시험화’특목고생 유리’ 논란

10일 서울대가 검토 중인 ‘2013학년도 대학신입생 선발안’은 서울대가 앞으로의 신입생 평가 기준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보다는 학교생활에 좀더 비중을 두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대는 이날 오후 학장회의를 열고 선발안을 의결해 세부 내용을 발표한다.

◇주요 내용 = 서울대가 검토하는 2013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선발안은 수시모집 확대를 골자로 하고 있다. 전형별 선발비율 변화 외에 전형방식에서의 별다른 변화는 없다.

서울대가 수시 비중을 늘리고 정시 비중을 줄이겠다는 기본 방향은 지난 8월 열린 오연천 총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밝힌 바 있다.

수시모집은 지역균형선발전형(학교장 추천)과 특기자전형으로 나뉜다.

서울대는 이 가운데 특기자전형의 명칭을 수시 일반전형으로 바꾸고 이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예술계열은 정원의 100%를 수시 일반전형으로 뽑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수시 왜 늘렸나 = 촉박한 일정 속에서 점수 위주로 평가하는 정시모집에서는 학생의 잠재력을 충분히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 서울대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백순근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지난 8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는 지식 중심으로 ‘시험 잘 치는 사람’을 뽑았지만 앞으로는 될 수 있으면 잠재력 위주로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서류평가와 함께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시보다는 수시모집이 더 적합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수시모집은 전형과정에서 모집단위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고 학생의 학교생활과 성장배경, 환경 등을 상대적으로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음대, 미대 등 예술계열은 짧은 시간에 진행되는 정시보다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수시에서 학생의 다양한 능력을 평가하기가 용이하다.

◇수능보다는 학교생활 = 수시 비중 확대는 신입생 평가기준에서 수능 점수보다는 학교생활에 더 비중을 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수시모집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 고교별 소개자료를 토대로 지원자의 학업능력과 학내외 활동, 전공에 대한 관심, 잠재력 등을 입학사정관이 다면적으로 평가한다.

수능 점수는 모집단위별로 정하는 최저학력기준만 만족하면 된다. 수능이 자격 요건에 그치는 셈이다.

수시 확대 방침에는 ‘쉬운 수능’이 최상위권 학생을 가려내는 척도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EBS 연계율이 높아지면서 학생들이 EBS 교재 학습에만 치중하게 된 현실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백순근 입학본부장은 “수시 비중 확대와 관련해 수능 점수보다는 학교생활에 방점을 두겠다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학교생활이라고 해서 학생부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고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학교 소개자료 등을 통해 검토한 학생의 전반적인 활동과 잠재력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서울대 수시모집부터 논술고사가 전면 폐지된 점까지 고려하면 결국 대다수 지원자가 수능, 논술보다는 입학사정관제로 합격 여부가 가려진다.

◇’특목고생 유리’ 논란 = 수시 비중 확대를 두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이 서울대 입시에 더 유리해진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 수시모집 특기자전형에서 특목고 출신 학생 비중은 2009학년도 44.1%에서 2010학년도 51.4%, 2011학년도 50.5%로 전체 합격자의 절반을 넘었다.

특히 특기자전형 합격자를 배출한 상위 40개 고교를 보면 영재학교 1곳과 일반고 7곳을 제외한 나머지 32개교를 특목고가 차지했다.

서울대는 이를 의식한 듯 특기자전형의 명칭을 2013학년도부터 ‘수시 일반전형’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특기자전형의 명칭이 특기를 가진 학생만 뽑는다는 선입견을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 서울대의 설명이다.

서울대는 특목고생에 유리해진다는 논란에 대해 오해라는 입장이다.

백 입학본부장은 “특목고생이나 특정 지역 학생을 많이 뽑으려는 의도가 있다면 내신 비중을 줄이고 수능 비중을 늘리는 전형방식을 채택했을 것”이라며 “특목고생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전형은 수시가 아니라 오히려 정시다”라고 말했다.

◇ 수시 비중 더 확대 = 서울대는 앞으로도 수시 모집 전형을 단계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백 입학본부장은 “지난 총장 간담회에서 밝힌 바대로 서울대는 학교 생활중심의 평가를 통해 공교육 내실화에 기여하고 점수 위주의 선발에서 잠재력 위주의 선발을 지향코자 한다”며 “앞으로도 수시모집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13학년도 수시 비중이 이미 80%에 이를 것임을 고려하면 앞으로 서울대는 신입생 대다수를 수시로만 모집하고 정시는 소수만 뽑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다수 학생을 수시로 선발하는 만큼 입학사정관제도 앞으로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지난 5월 발간한 ‘입학사정관제 안내서’에서 단순히 화려한 스펙보다는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성장한 지원자의 학업능력이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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