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아주대병원 퇴원..288일만에 아덴만작전 종료
‘아덴만 영웅’ 석해균 선장이 4일 아주대병원(원장 유희석)에서 퇴원했다.’아덴만 여명작전’(1월21일) 중 해적에게 총상을 입은 지 288일 만이고, 아주대병원으로 이송(1월29일)된 지 280일 만이다.
‘아덴만 영웅’ 석해균 선장 퇴원
석해균 선장이 4일 오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석해균 선장이 4일 오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이날 오전 11시 회색정장 차림에 오른손에 지팡이를 짚고 기자회견장인 아주대병원 회의장에 들어선 석 선장은 “내일모레면 환갑인데 아주대병원에서 제2의 인생을 얻었다”며 “모든 국민의 성원과 특별한 격려를 해주신 대통령님 그리고 모든 의료진 등을 위해 봉사하면서 힘차게 알차게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피격 당시 상황에 대해 석 선장은 “총에 맞아 왼손이 완전히 떨어졌고 여기서 정신을 놓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모르핀 주사를 놔주거나 아니면 쏴죽여달라고 했다”며 “인생에서 가장 큰일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군 출신이고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해군이 나를 구해줬기 때문에 내 후배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완전히 신체가 회복된다면 다시 뱃사람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또 “해적들이 인간적으로 보면 불쌍하다. 죄는 밉지만 용서하고 싶다”고 했다.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은 치료결과 브리핑을 통해 “석 선장이 짧은 거리는 보행보조 없이도 보행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며 “재활치료를 반복하면 타인의 도움이 없이도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병원장은 “왼손은 정상인의 25% 기능이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관절운동과 근력 운동을 한다면 기능이 더 호전될 것으로 보이고 다리는 사고 전 기능의 80% 회복됐고 노력 여하에 따라 빨리 걷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주대병원은 석 선장을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석 선장 부부에게 평생 무료건강검진을 하기로 했다.
배와 두 다리, 왼쪽 손목 등을 심하게 다쳐 여러 차례 대수술을 받은 석 선장은 지난 3월부터 정형외과에서 재활치료를 받아왔다.
상처가 컸던 왼쪽 넓적다리관절 쪽에 염증이 생겨 한동안 걷는 재활을 중단하기도 했다.
병상에서 59번째 생일을 맞기도 했던 그는 지난달 31일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구출 작전 당시 목숨을 걸고 우리 군의 작전에 협조해 사태해결에 이바지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석 선장을 치료한 아주대병원 중증외상특성화센터장 이국종(42) 교수는 “석 선장을 만난 것은 나에게 큰 영광이었다”며 “생사의 고비를 매일 넘겼지만 석 선장과 가족 모두 의료진에게 스트레스를 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석 선장은 ‘인생 뭐 있느냐. 옳다고 생각하면 밀고 나가라’며 나를 격려하기도 한 진정한 뱃사람이었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염태영 수원시장, 청해부대 최영함 조영주 함장이 석 선장에게 기념품과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