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과학수사 형제 수사관이 맡는다

대전·충남 과학수사 형제 수사관이 맡는다

입력 2011-11-04 00:00
수정 2011-11-0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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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청 박종선·충남청 박종진 경장 ‘맹활약’

한 형제가 대전에 있는 두 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에서 맹활약 하고 있어 화제다.

대전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의 박종선(40) 경장과 충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박종진(38) 경장 형제가 주인공.

형 박 경장은 CCTV 분석과 지문을 스캔해 수사자료표를 만드는 업무, 동생 박 경장은 지문감식과 족적·타이어 흔 등 감식 업무를 맡고 있다.

두 박 경장의 아버지 또한 경찰에 몸담았다가 지난 2000년 정년퇴직했으며, 작은 아버지와 작은 어머니 모두 경찰관과 경찰 공무원으로 근무한 ‘경찰 집안’ 3형제 중 첫째와 둘째다.

어린 시절 집에 침입한 강도를 ‘때려잡은’ 아버지를 보며 경찰의 꿈을 키워 온 형제 중 형이 1997년 먼저 경찰 생활을 시작했고, 동생도 2003년 경찰관이 됐다.

과학수사 업무를 시작한 건 동생이 먼저였다. 과학수사에 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종진씨는 2005년부터 충남지방청 과학수사계에서 지문감식 업무를 맡아 왔다.

형 종선씨는 대전 서부경찰서 경제범죄수사팀에 근무하다 2007년 대전지방청이 개청할 때 과학수사계에 지원하면서 과학수사와 인연을 맺었다.

형이 과학수사에 입문하게 된 것은 동생의 영향이 컸다. 함께 경찰 생활을 하며 대화와 조언을 해 온 두 경관은 동생이 ‘과학수사 전도사’로 나서며 과학수사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횟수가 점차 늘었다.

동생 종진씨는 “일 자체가 재밌고 피의자가 검거됐을 때 엄청난 희열을 느낄 수 있다”며 “수사 기법이나 장비가 계속 발전하고 있어 장비나 시약을 개발하는 등 스스로 길을 만들 여지가 많은 것도 과학수사의 장점이라고 형에게 소개했다”고 말했다.

형 종선씨는 “’보이지 않는 유(有)’를 ‘보이는 유’로 만들고 나면 큰 보람을 느낀다”며 “과학수사관이라면 누구나 실 한 오라기 같은 흔적을 파고들어 피의자를 검거했을 때가 기분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설명했다.

동생은 경찰 입문은 형보다 늦었지만 과학수사에는 선배이다.

종선씨는 “동생이 조언을 많이 해주고, ‘이럴 땐 어떤 시약을 써야 하나’라고 질문도 자주 한다”며 “충남지방청이 대전지방청보다 역사가 깊어 축적된 자료도 많기에 간혹 필요한 자료를 부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형제 수사관은 ‘수사 과정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둘 다 “시신을 자주 접해야 하는 것”을 꼽았다.

종선씨는 “처음 이 부서에 와서 장의사들보다도 시신을 자주 본다는 데 놀랐다”며 “이제는 몸에 밴 일이지만, 심하게 부패한 시신을 만지고 구석구석 확인해야 하는 게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종진씨도 “시신을 만지는 것에는 어느 정도 무뎌졌지만, ‘냄새’에는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10년 이상의 베테랑 수사관들이 많은 지방청 과학수사계에서 막내 격인 두 경장은 앞으로 과학수사에 관한 전문적 소양을 쌓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동생 박 경장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내근을 하기보다 다기능분석실에서라도 외근을 하며 지문 감식을 더 연구하고 싶다”며 “베테랑들도 현장에 나갈 때마다 ‘새롭다’고 입을 모으는 화재감식이나 거짓말탐지, 최면 등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형 박 경장도 “과학수사는 정말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분야”라며 “무궁무진한 업무 분야 중 최면기법을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모든 흔적은 증거를 남긴다.’ 대전지방청 과학수사계 앞에 쓰인 문구를 박 경장 형제는 마음 깊이 새기고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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