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패륜 아들 흉기 살해 50대 징역 5년
”’반격적 방어’와 ‘방어적 공격’의 차이는?”자신을 폭행한 것에 이어 흉기를 들고 위협하는 친아들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아버지는 ‘정당방위’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대구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아들(당시 23)과 함께 살던 A(59)씨는 지난 5월초 집에서 아들과 사소한 이유로 말다툼을 하던 중 아들에게 온몸을 밟히고 집안 곳곳으로 끌려 다니는 등 심한 폭행을 당했다.
폭행을 못 이긴 A씨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지만 아들이 흉기로 방문을 찌르는 등 위협을 계속하자 방 밖으로 나가 주방에 있던 흉기로 아들의 가슴을 1차례 찔러 살해해 구속기소됐다.
A씨와 변호인은 재판에서 피해자인 아들에게서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해오다 사건 당일에도 심한 폭행을 당하고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신체와 생명을 방어하려고 흉기를 사용한 만큼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A씨의 방어행위는 야간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와 경악, 흥분으로 정도를 넘게된 면책적 과잉방위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가 흉기로 문을 수차례 찌른 것은 인정되지만 폭행을 할 때는 흉기를 갖고 있지 않았고, A씨와 아들의 신체조건에 따른 물리력의 차이 등을 감안하더라도 흉기로 찌를 당시 피고인의 생명이 급박한 위험에 처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의 몸에 난 상처의 깊이는 수동적이거나 엉겁결에 반사적으로 이뤄진 것이기 보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위에 의한 것으로 보이고, A씨가 집 밖으로 나가는 등 이성적인 방법을 통해 적절히 대처했으면 범행과 같은 참담한 결과는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봤다.
대구지법 제12형사부(김경철 부장판사)는 15일 단 1차례의 가격으로 남의 생명을 빼앗은 A씨의 당시 행위는 ‘반격적 방어’라기 보다는 ‘방어적 공격’으로 보이고,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방어행위라고 보기 어려워 정당방위를 인정할 수 없다며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