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강정마을 광범위한 공권력 투입없다”

조현오 “강정마을 광범위한 공권력 투입없다”

입력 2011-08-29 00:00
수정 2011-08-29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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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유성기업과 달라…행위 정도 따라 대응””희망버스 등 불법행위 강도 높여져…엄단 나설 것”

조현오 경찰청장이 해군기지 건설 사업으로 충돌이 벌어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과거 쌍용자동차나 유성기업 사례와 같이 공권력을 투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조현오 청장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강정마을의 현재 상황은 쌍용자동차나 유성기업 사태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공권력을 광범위하게 투입해 주민들 상당수를 한꺼번에 연행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쌍용차나 유성기업의 경우 회사 안에서 수백~수천명이 불법 행위를 하고 있어 공권력 행사가 불가피했지만 강정마을 주민은 기지 공사할 때마다 20~300명 정도씩 나오는 것 아니냐”며 “경찰이 할 일은 주민을 공사장과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강정마을에서 7시간여에 걸쳐 발생한 공권력 부재 현상에 대해 조 청장이 송양화 서귀포서장을 경질하고 충북지방경찰청 윤종기 차장(경무관)을 단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제주청으로 파견하면서 경찰이 앞으로 강공 드라이브를 구사할 것이라는 우려가 항간에서 제기됐다.

조 청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불법행위가 경미하면 경찰도 계도 중심으로, 시위가 불법 과격 폭력양상으로 가면 경찰도 인력과 장비를 그 정도에 맞춰 동원할 것”이라면서 “제주청 태스크포스 파견은 집회·시위 관리 능력이 부족한 지방청에 지원을 해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정마을에 외부 세력이 다수 들어가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면서도 “경찰로서는 공안사건이냐 아니냐, 이념상 좌냐 우냐가 아니라 불법행위 발생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정마을 사태 등으로 여타 집회·시위에 대한 진압 강도가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조 청장은 “쌍용차 사태 이후 ‘합법촉진 불법필벌’ 기조 하에 유연하게 잘 대처해왔다고 자부한다”며 “최근 내부 회의에서 이런 기조가 맞으며 경찰은 경찰의 페이스를 잃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도 “일관된 기조를 유지하면서 G20 정상회의도 성공적으로 지원했고 최근 과격폭력 시위와 경찰 부상자도 크게 줄어들었다”며 “일부 사례를 두고 집회 시위 관리가 엄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과도기적 현상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08년 촛불시위 때 100일에 걸쳐 1천602명을 사법처리했지만 이번 부산 한진중공업 사태 때는 6일에 249명에 대한 사법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훨씬 효율적이고 엄정한 집회 시위 관리를 통해 민생치안이 어느 때보다 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조 청장은 또 “경찰의 인력 충원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치안 수요에 따라 인력 배분을 못 하면 자칫 곪아 터질까 우려된다”며 “지난해 G20 정상회의 경비·경호를 잘한 것이 기억에 가장 남고 경찰 처우를 개선하지 못한 부분은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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