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외면한 ‘장애인 직업시설’ 개편

현실 외면한 ‘장애인 직업시설’ 개편

입력 2011-07-19 00:00
수정 2011-07-19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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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보다 ‘생산성 강화’에만 초점 1~2급 중증장애인 설 곳이 없다

올 초 전면 개편돼 시행되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하 장애인 직업시설) 유형’. 중증장애인에게 더 높은 임금을 제공하려는 의도로 도입됐지만 오히려 중증장애인을 장애인시설에서 내몰고 있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인 인권단체들은 “정부가 시설들에 보호·재활보다 생산성을 강조하다 보니, 생산성이 낮은 중증장애인들을 시설에서 내모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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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의 A장애인 직업시설에는 27명의 1~3급 중증 지적장애인들이 한달에 8만~9만원을 받고 일하고 있다. 야외활동 등 여러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했던 이 시설은 올 들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대폭 줄였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치다. 이 시설 관계자는 “정부·지자체가 생산성을 높여야만 인센티브를 준다고 한다. 생산성 향상이 관건이어서 앞으로 1~2급 중증장애인은 결원이 생겨도 받기 힘들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서울시도 매출액 1억원을 기준으로 보조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바람에 우리 같은 영세 시설은 문을 닫게 생겼다.”며 생산성 향상이라는 경쟁 중심 복지사업의 문제점을 성토했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그동안 네 종류였던 장애인 직업시설이 올 1월부터 ‘근로사업장’과 ‘보호작업장’ 등 두 종류로 줄었다. 이에 따라 전국 장애인 직업시설 417곳(2010년 기준) 가운데 ‘작업활동시설’(90곳)과 ‘직업훈련시설’(13곳)의 대부분이 보호작업장 등으로 전환됐다. 전환된 시설들은 임금을 최저 임금의 30% 수준에 맞춰야 한다. 평소 평균월급 6만~8만원을 제공하던 시설들이 당장 임금을 3~5배 높여야 하는 것이다. 요건을 맞추지 못하면 사업비 지원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이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중증장애인들에게 근로 기회를 주고, 직업시설이 노동에 상응하는 임금을 주도록 해 생산성을 높이자는 게 목적”이라면서 “지원 예산도가 지난해 118억 8600만원에서 올해 242억 8600만원으로 올라 전반적으로 중증장애인에게는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증장애인, 그중에서도 직업시설 이용 중증장애인의 76%를 차지하는 지적장애인 가족들은 반발했다. 2급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30)을 둔 김모(60·여)씨는 “지적장애는 다른 장애유형과는 달리 장애인 스스로 취업을 해서 돈을 벌어서 뭔가를 이뤄야겠다는 생각을 못한다. 그래서 지적장애인에게는 직업시설이 직장의 의미보다도 보호의 의미가 더 크다.”면서 “장애인 직업시설더러 생산성을 높이라고 하는 것은 생산성이 낮은 중증장애인은 받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고명균 장애인복지협회 사무처장도 “복지관이나 주간보호시설도 외면하는 중증 장애인들이 기존의 장애인 직업시설에마저 못 간다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면서 “장애인 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월급이 아니라 낮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보내는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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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1-07-1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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