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재학생 대학 시설조사 민원에 교과부 ‘모르쇠’교수들 “교과부도 이차 책임..임시이사 파견하라”

교육과학기술부가 성화대학의 부실운영 실태에 대한 민원을 접수하고도 미온적인 대처로 부실을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성화대 졸업생 이모씨는 재학 중이던 2009년 9월 21일 “교육 환경 개선을 도와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교육과학기술부에 냈다.

이씨는 기숙사 내부의 오래된 철제 침대, 기숙사 한 동에 사는 학생들이 함께 쓰는 정수기, 지저분한 화장실 등 사진까지 첨부해 “홈페이지나 카탈로그로 홍보하는 최신식 원룸 아파트식 기숙사와 너무 거리가 멀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씨는 “대학 내부 건의함 등 여러 경로로 건의했는데도 전혀 개선이 되지 않는다”며 “부디 성화대학을 직접 방문해 첨부한 사진의 진위를 확인해 학생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의 반응은 냉담했다.

교과부 민원상담실은 다음날 올린 답변에서 “사립학교 경영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관여하는 것은 자율성을 크게 초래할 수 있다”며 “해당 대학에서 처리할 사항이니 학과 학생회나 총학생회 등을 통해 구성원간 지혜를 모아 해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2007년 4월 재단 비리가 드러나자 법인 임원 선임절차를 무효로 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했지만 석 달 만에 임시이사 활동을 종료시키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시 이사장이었던 설립자 이모씨는 이듬해 대학 총장으로 대학 경영에 복귀했다.

일부 교수는 “사립학교법은 임원취임 승인이 취소되고 5년이 지나지 않으면 이사나 이사장, 학장이 될 수 없도록 했다”며 교과부에 수차례 문제제기를 했다가 2009년에야 감사원 국민감사 청구를 통해 답변을 들었다.

이어 “관할청의 시정에 응하지 않은 경우에만 임원취임 승인취소 처분을 하게 돼 있는데 교과부는 시정 요구 사항을 완료한 것으로 보고 임원 취임을 취소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이 대학 한 교수는 27일 “교과부는 횡령 등의 불법이 밝혀진 만큼 설립자를 대학 운영에서 손 떼도록 해야 했었다”며 “성화대 사태는 설립자와 그 일가의 전횡에 본질이 있지만, 교과부도 2차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이 교수는 교과부의 성화대에 대한 추가 감사와 관련해서도 “교과부는 성화대 구성원 전체가 비리와 부정부패의 공범인 것처럼 몰아붙이기보다 한 점 의혹 없는 철저한 감사와 공정한 임시이사 파견으로 구성원의 명예와 피해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