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축구부교사, 대입추천 대가 억대 수수

고교 축구부교사, 대입추천 대가 억대 수수

입력 2011-06-09 00:00
수정 2011-06-0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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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유명고교에서 축구부를 담당하던 교사가 대학 입학추천 명목으로 학부모들한테서 수시로 금품을 받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고교 축구부 학생들이 체육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과정에 혜택을 주는 조건으로 학부모 4명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A고 전 축구부장인 교사 이모(54)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씨에게 돈을 건넨 학부모와 이 학교 코치 등 5명을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6월 한 학부모로부터 “아들의 대학 진학에 신경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4천만원을 받는 등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학부모로부터 1억원 이상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돈을 건넨 4명의 학부모 자녀는 모두 서울의 3개 대학에 입학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 결과 이씨는 학생의 축구 실력에 따라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4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학부모로부터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가 자신의 광범위한 축구계 인맥을 이용해 대학입시 등의 명목으로 학부모들로 금품을 요구, 수수했다는 첩보를 입수했으며 첩보 내용은 계좌추적과 진술 확보 등 수사를 통해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씨가 평소 2~3개 대학 축구 감독을 포함해 축구계 주요 인사들과 잦은 골프 회동을 한 점 등에 주목하고 이씨가 수수한 금품을 대학 관계자 등에게 전달했는지와 뇌물을 준 또 다른 학부모가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체육특기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해당 학생의 축구 실력을 평가할 때 정량 평가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주관적 요소가 개입될 수밖에 없는 등 구조적인 문제로 체육특기생 대입관련 비리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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