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낭비 아니라는 공감대 만들었죠”

“디자인이 낭비 아니라는 공감대 만들었죠”

입력 2011-05-27 00:00
수정 2011-05-2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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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하는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 정경원

“서울을 세계적 디자인 도시로 만드는 데 참여했던 것을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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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원
정경원
27일 임기 2년을 다 채우고 퇴임하는 정경원(61·부시장급)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제2기 디자인 총책임자로서 공공디자인 발전은 물론 디자인산업 경쟁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시 조직이던 디자인총괄본부는 정 본부장 재임 중 문화관광디자인본부로 확대됐다. 그는 다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디자인과 교수로 돌아가 후진 양성에 매진한다. 정 본부장은 26일 “학교로 돌아가 학생들에게 종합적인 디자인 역량을 심어 줘 미래의 디자인 경영자로 태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편히 이용하는 디자인 도입 뿌듯”

정 본부장은 재임 중 ‘시민을 배려하는 디자인’을 강조했다. 이런 비전 아래 장애의 유무, 연령 등과 상관없이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시정에 도입해 여러 가지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그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공무원들 마음속에 뿌리내리도록 한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며 “장애 없는 보도, 치매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복지시설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은 완성 단계에 있다. 재래시장이나 어린이 환자복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모두가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디자인 분야 최고 전문가인 그가 공직생활 중 성과로 꼽는 것은 소박하게도 “디자인 서울의 진정성에 대한 공감대 확산”이다.

●“서울을 매력적 도시로 바꾼 점 공감”

정 본부장은 “‘디자인은 낭비, 겉멋 부리기’라는 일부 부정적 목소리도 있었지만 디자인이 단지 보여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활속 불편과 어려움을 해소하고, 서울을 매력 있는 도시로 변화시키는 수단이라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주었다.”면서 “재임 중 86차례에 걸쳐 대학생, 최고경영자, 고등학생, 공무원 등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을 상대로 ‘찾아가는 디자인 서울 특강’을 펼쳤다. 이렇게 해서 공감대가 형성돼 갔다.”고 회고했다. 공감대 형성으로 이제 디자인은 시정의 한 시스템으로 정착됐고, 사람이 바뀌더라도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그의 자평이다.

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마포 홍대지구, 구로 디지털산업단지, 강남 신사동지구를 디자인산업 4대 거점 지구로 특화 육성한 것과 중소기업의 디자인 경쟁력을 높여 줄 서울디자인지원센터 건립 등은 디자인노믹스의 구현을 위한 기반 조성으로 평가할 만하다. “디자인이 밥 먹여 준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하지만 전임 본부장이던 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2011년 4월 6일자 17면>에서 “(내가 퇴임 후) 거리에 다시 현수막이 걸리고,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는 간판이 나타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낸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레저블 서울’ 시행해 보고 싶어

정 본부장은 “시기에 따라 적절한 방법론은 따로 있다. 초창기에는 무에서 창출하다 보니 시민을 계몽해야 하기도 했고, 주어진 기준을 행정력을 동원해 강력하게 밀어붙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문제점과 불만도 노출됐다. 이제는 시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한계가 있다.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하고 있고, 간판의 경우도 가이드라인은 만들어 놓고 현장에서 더 유연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다. 또 디자인 심의위원회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수막에 대해서는 “지난해 지방선거로 인해 현수막이 증가했다. 기동타격대를 구성해 관리하고 있고 단속권이 있는 구청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꼭 해보고 싶었던 사업이 하나 있다. 시의회의 긴축예산으로 추진하지 못한 ‘레저블(legible) 서울’이다. 이 사업은 서울을 찾는 누구나 도로표지판, 안내판을 보고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런던이나 뉴욕 등 선진 도시는 이미 시행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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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2011-05-2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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