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소방관 잇단 자살…원인은 우울증(?)

전남 소방관 잇단 자살…원인은 우울증(?)

입력 2011-05-23 00:00
수정 2011-05-2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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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후 스트레스 상담 등 대책 마련 시급

화재와 재난 현장에서 목숨을 내던지는 소방관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3일 전남도 소방본부와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22일 오전 광주 북구 매곡동 한 야산에서 전남 모 소방서 소속 A(45) 소방관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소방관이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한달 전에도 자살을 시도한데다 당일 부인에게 ‘나 없어도 아이들을 잘 키워달라’는 말을 한 점으로 미뤄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말에도 우울증이 있던 전남 모 소방서 B(53) 소방관이 자신의 집에서 제초제를 마시고 목숨을 끊었다.

주변 동료들은 이들이 우울증을 갖고 있었던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나 응급 구조 상황에서도 솔선수범하고 직장 내에서도 동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이들이 우울증으로 자살했다는 소식에 주변 동료들이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도 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체육 활동도 적극적이고 대인관계도 좋았다”면서 “가족과 본인이 우울증이 있다는 것을 알리지 않아 전혀 몰랐다. 정말로 그런 문제가 있었다면 상담 치료 등 뭔가 대책을 세웠을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에게 말 못할 가족사가 있었거나 승진 등 직장에서 남모를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지만 이런 것들로 인해 우울증을 갖게 되고 급기야 생명까지 버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현재 소방 당국은 근무 중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주기적인 면담과 동호회 활동을 장려하고 있지만, 정신적 문제로 인한 자살을 막기 위한 외상 후 스트레스 상담 센터 설치 등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차제에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과 근무 환경 개선 등 조직 사기 진작책도 강구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한 소방관은 “생사를 넘나드는 현장을 20년 가까이 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일종의 정신 장애를 갖게 될 수도 있다”면서 “현장에서 동료를 잃은 것도 슬프지만 이런 일로 목숨을 잃은 동료들을 보는 것이 정말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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