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왜관읍 주민 반응
‘맹독성’ 고엽제 매몰 증언이 나오자 경북 칠곡군 왜관읍 주민들은 불안감을 보이며 33년 전 주한미군 측의 태도에 흥분했다.33년전 증거 사진
익명의 주한미군이 1978년 당시 고엽제를 매립한 직후 가까이서 찍었다고 SBS에 제보한 사진에는 고엽제가 든 드럼통을 묻은 뒤 함께 묻었다고 주장하는 트레일러(둥근 원안)까지 보인다. 좌측 작은 사진은 전직 주한미군이 고엽제로 쓰이는 독성물질을 묻었다고 주장하는 경북 칠곡군 왜관읍 소재 주한 미군부대 캠프 캐럴의 전경이다.
SBS·칠곡 연합뉴스
익명의 주한미군이 1978년 당시 고엽제를 매립한 직후 가까이서 찍었다고 SBS에 제보한 사진에는 고엽제가 든 드럼통을 묻은 뒤 함께 묻었다고 주장하는 트레일러(둥근 원안)까지 보인다. 좌측 작은 사진은 전직 주한미군이 고엽제로 쓰이는 독성물질을 묻었다고 주장하는 경북 칠곡군 왜관읍 소재 주한 미군부대 캠프 캐럴의 전경이다.
SBS·칠곡 연합뉴스
특히 주민들은 문제의 캠프 캐럴이 왜관읍 도심지 한가운데 위치해 고엽제가 매몰됐다면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1980년대 초부터 20여년간 캠프 캐럴에서 근무하다 10여년 전에 퇴직했다는 김모(73)씨는 19일 “근무할 당시 고엽제 매몰 증언과 유사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미군이 매립한 것이 고엽제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뭔가 묻어서는 안 될 물질을 매립했다는 이야기를 분명히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부대 인근 마을 주민 이모(64)씨는 “오래전에 미군이 지하수를 만든다며 땅을 깊이 파내는 바람에 동네 우물이 모두 말라 버린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니 미군들이 고엽제를 묻기 위해 땅을 깊게 판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줄곧 이 마을에서 살았다는 주민 최모(64)씨는 “고엽제 매립에 대해선 들어본 적도 없고 믿기지도 않는 말”이라면서도 “그러나 기름 유출 등으로 미군부대와 마찰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무시하지 못하겠다.”며 말했다.
그러나 칠곡군청 정창호(56) 총무과장은 “고엽제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다. 고엽제를 묻었다면 주민들에게 뚜렷한 부작용이 있었을 텐데 그런 얘기도 들어본 적이 없다. 꺼림칙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한편 칠곡군은 이날 캠프 캐럴 측에 고엽제 매몰과 관련한 협조공문을 보내고 확인 작업을 요구했으나 미군 측으로부터 “고엽제 매립에 대해 확인된 것도 아무것도 없다.”는 반응만 들었다.
칠곡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2011-05-20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