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발 쏘니 두동강…불량대공포 납품 군납업자 적발

800발 쏘니 두동강…불량대공포 납품 군납업자 적발

입력 2011-05-19 00:00
수정 2011-05-1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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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처리도 안해 사격시 조기 균열.파손

시설도 갖추지 못한 국내 무자격 업체에서 만든 불량 대공포 부품을 수입 규격제품으로 둔갑시켜 군에 납품해온 군납업자가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국방부 조사본부와 합동조사를 벌여 국방부에 엉터리 오리콘 대공포 포몸통 79개를 납품한 혐의(사기)로 경남 양산에 있는 무기 군납업체 N사 대표 안모(52)씨를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안씨는 앞서 관세법 위반 등 혐의로 부산지검에 구속 수감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1998~2004년 6차례 부산에 있는 일반기계 제작업체 Y사에 폐기된 포몸통과 역설계한 도면, 원자재 등을 건네주고 포몸통 79개(48억 8천만원 상당)를 만들게 한 뒤 국방부에 위장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35㎜ 오리콘 대공포에 쓰이는 포몸통은 탄약 송탄, 장전, 격발 등 기능을 하는 핵심부품이다.

한국기계연구원 실험 결과 안씨가 납품한 포몸통은 열처리를 하지 않아 인장 강도가 떨어져 조기 손상이 발생하는 불량품으로 밝혀졌다.

납품된 포몸통 79개 가운데 6개는 훈련 사격시 조기 균열ㆍ파손됐고 지난 3월에는 충남의 한 사격장에서 진행된 정기사격 훈련에서 800발을 쐈더니 포몸통이 아예 두 동강 나버려 회수조치한 적도 있었다.

조사 결과 안씨는 국방부 조달본부(현 방위사업청)의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의 무기중개업체 T사 명의로 오리콘 대공포 포몸통 79개를 낙찰받았으며, 오리콘포 제작회사인 스위스 콘트라베스가 만든 규격제품을 수입해 납품할 것처럼 계약했다.

그러나 안씨는 무기를 만들어본 경험도 없고 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은 국내업체에 포몸통을 제작하도록 한 뒤 일반물자인 것처럼 홍콩, 미국으로 밀수출했다가 정상수입품인 것처럼 수입면장 등을 위조해 미국 T사 명의로 다시 역수입하는 수법을 썼다.

이 과정에서 안씨는 Y사가 미국의 무기중개업체인 T사의 국내 대리점인 것처럼 국방부 조달본부와의 계약협정서 등을 위조했으며 미국의 트럭 부품 도매업체 T사를 무기중개업체로, 펜스 제작ㆍ설치 업체인 C사를 무기제조사로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씨는 조달본부가 공고한 오리콘 포몸통 일반공개입찰에 참여했을 때 다른 업체보다 2~4배 낮은 금액을 응찰가로 제시해 낙찰받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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