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 정신건강 토대 무너진다”

“우리 아이들 정신건강 토대 무너진다”

입력 2011-05-04 00:00
수정 2011-05-0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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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강의 자살예방협회 이사장 “부모와 사회가 나서야”

”우리 아이들의 정신건강 토대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강건한 자아를 확립할 수 있도록 부모와 사회가 나서야 합니다”

제89회 어린이날을 맞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 홍강의(71) 한국자살예방협회 이사장(서울대 명예교수)은 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정부와 부모가 나서 위기에 직면한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65년 서울대의대를 졸업하고 미 워싱턴대에서 소아정신과를 전공한 뒤 미네소타대에서 교수를 지낸 홍 이사장은 우리나라에 소아정신의학을 최초로 들여온 인물이다.

1979년 귀국해 서울대병원에서 소아정신과 외래진료를 시작한 그는 지난 1월 은퇴할때까지 30년간 어린 환자들을 돌보고 전임의 프로그램 등을 통해 후학을 길러냈다.

홍 이사장은 “1인당 GDP 2만달러 시대를 사는 한국 아이들은 건강상태와 발육상태가 좋지만 정신건강 측면에서만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특히 성적과 성취 위주의 교육방식에 내몰린 아이들의 정신건강 토대가 허물어지면서, 강건한 자아를 갖지 못하는 것은 물론 독립심과 인내심, 공공의식 등을 배우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정신건강의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아이들은 성장한 후에도 나약함을 떨쳐버리지 못한다는게 그의 지적이다.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 부상한 자살 역시 아동기에 건강한 정신건강 기반을 만들어주지 못한 탓이라는게 홍 이사장의 주장이다.

그는 “부모에게 공부만 강요당한 아이들은 만족할 줄 모르고 욕심이 많은 것은 물론 항상 불안속에 산다”며 “이런 아이들은 커서 위기가 닥쳤을 때 쉽게 포기하고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자살을 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동기에 강한 자아를 심어주고 부모와 가족이 정서적 유대를 다지지 위해 노력한다면, 위기가 닥쳐도 포기하지 않으며 죽을 이유도 사라진다고 홍 이사장은 강조했다.

홍 이사장은 “국민소득이 2만달러쯤 되면 돈에 집착하는 경향이 완화되지만 한국만은 예외인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아동 교육에서 인간의 도리와 사회, 국가 등 개념이 사라진 느낌”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방정환 선생이 아이들을 하늘처럼 대하라고 했듯, 부모의 사고와 교육시스템이 모두 아이들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공부만 잘하면 유능한 시민이 되는게 아니다. 자신을 통제하고 남을 존중할 줄 알며, 삶에 대한 가치관도 올바르게 다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부모가 지적성취에만 집착해서는 안되며 올바른 교육관을 가져야 하고, 아이와 부모가 아동기에 유대관계를 쌓을 수 있도록 사회가 배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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