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50억 수상공연장서 웬 골프 장타대회

경주 50억 수상공연장서 웬 골프 장타대회

입력 2011-04-12 00:00
수정 2011-04-1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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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인 관광단지인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보문호수의 수상공연장에서 골프 공을 치는 이벤트가 마련돼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경북관광개발공사가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 공연장을 건립했으나 본래 목적인 공연은 거의 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행락철에 골프 이벤트 장소로 제공해 빈축을 사고 있다.

경주 대명리조트는 경북관광개발공사의 협조를 얻어 오는 24일 수상공연장에서 ‘제1회 보문호수 장타대회’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대명리조트와 골프용품 업체가 함께 개최하는 이벤트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수상공연장에서 누가 호수로 골프 공을 멀리 날려보내는 지를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최 측은 100여명을 선착순 접수해 참가자에게 3번씩 티샷 기회를 주고 공이 멀리 날아간 순위에 따라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봄철 관광객들이 크게 붐비는 보문호에서, 더군다나 공연 목적으로 지은 수상공연장에서 골프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한 관광객은 “보문호수 벚꽃길을 거닐다 우연히 장타대회 현수막을 봤는데 관광객들의 휴식처인 이 곳에서 호수로 공을 날려보내는 골프 이벤트를 한다니 어이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대명리조트 측은 “이번이 첫 대회로 경북관광개발공사의 협조를 구해 수상공연장에서 물에 뜨는 공을 사용해 대회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공연장은 경북관광개발공사가 국ㆍ도ㆍ시비 50억원을 들여 관람석 2천70석 규모로 작년 10월 준공했으나 이달까지 겨우 2차례 공연만 열렸고 다음달에 3차례 추가 공연만 예정돼 있을 뿐 사실상 공연장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경북관광개발공사가 올해 봄부터 수상멀티미디어 쇼를 공연키로 했으나 사업자가 투자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원래 계획했던 공연이 언제 열릴 지도 미지수다.

이 같은 이유로 관광활성화를 위해 거액의 혈세를 들여 건립한 공연장이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북관광개발공사 측은 “공연을 운영키로 한 사업자의 투자자 모집에 진척이 없어 다른 방법을 협의 중”이라며 “사람들 시각마다 다르겠지만 수상공연장 내에서 골프 공을 호수로 날려보내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불편도 없고 이런 이벤트도 하나의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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