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 “대학별 입시요강 더 꼼꼼히 살펴봐야”
교육과학기술부가 대입 사교육 유발 효과가 큰 논술 비중 축소를 대학들에 요청한 이후 주요 대학들이 논술 비중을 축소하거나 없애는 내용을 담은 2012학년도 대입 요강을 차례로 발표하고 있다.대학들은 학생과 학부모들에 혼란과 부담을 주는 것으로 지적받는 복잡한 전형들을 간소화 하겠다는 방침도 내놓고 있다.
10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는 올 하반기부터 시행하는 수시모집에서 논술 고사를 폐지하고 서류와 면접, 구술고사로만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방침을 지난달 8일 발표했다. 서울대는 이미 지난해 11월 특기자전형 인문계열 모집단위 중 경영대와 자유전공학부에서 논술고사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시모집에서는 논술고사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서울대의 이번 방침 발표에 따라 서울대 2012학년도 신입생 3천400여명 중 65∼70%가 논술을 치르지 않고 입학하게 된다.
성균관대는 2012학년도 입시에서 수시모집 전형을 14개에서 7개로 통폐합하고, 논술 선발인원과 반영비중을 축소한다고 지난달 14일 발표했다. 성균관대는 수시 2차에서 논술 100% 만으로 뽑던 우선 전형을 학생부 30%, 논술 70% 반영으로 바꾸고, 기존 일반 선발의 학생부와 논술 비중을 3대7에서 5대5로 조정했다.
서강대는 수시 1차 논술 일반 전형을 폐지하고, 논술만으로 선발했던 논술 우선선발 전형도 없애 논술로 뽑는 선발 인원을 2011학년도 751명(46%)에서 2012학년도 573명(35%)으로 축소한다고 이달 2일 발표했다. 서강대는 전형 종류도 2011학년도 10개에서 2012학년도 7개로 줄이기로 했다.
연세대는 8일 수시모집 일부 전형에서 논술 시험을 폐지하거나 선발인원을 조정, 논술 시험에 의한 선발인원을 2011학년도 1천950명에서 2012학년도 1천288명으로 662명 축소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연세대 전체 입학생의 38%가 논술없이 입학한다.
연세대는 또 유사한 성격의 전형을 하나로 통폐합해 전형을 간소화 한다고 밝혔다.
경희대는 논술 반영 비율을 줄이고 한의예과 최저 학력 기준을 완화한 2012학년도 대학입학전형안을 확정해 10일 발표했다.
수시모집 일반학생전형에서 논술 100%로 선발하던 우선선발을 논술 60% 학생부 40%로, 일반선발은 학생부 40% 논술 60%에서 학생부 60% 논술 40%로 조정했다. 논술로 선발하는 모집인원도 783명에서 700명으로 축소했다.
이에 앞서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논술시험을 아예 보지 않거나 전형 비중을 축소하는 대학은 정부의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주요 대학들에 논술 축소를 당부해왔다.
교과부는 논술 시험이 갈수록 본고사 같은 성격을 띠면서 사교육을 유발하고, 논술 비중이 높은 전형에는 경쟁률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해왔다.
대학들의 이같은 논술 축소와 전형 간소화 방침에 대해 학원가에서는 실제 입시에서 대학들이 어느 정도로 이를 실천할지는 미지수이며, 논술 비중이 실제로 축소되더라도 대입 부담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입시교육업체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지난 입시에서 대학들이 입학사정관 비중을 늘리겠다고 해놓고 실제로 실천하지 않아 교육당국의 제재를 받은 것에서 보듯이 성적 좋은 학생들을 뽑겠다는 욕심은 결코 버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험생들은 표면적인 논술 비중 축소 수치에 현혹되지 말고 대학들의 입시요강을 더욱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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