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양성평등 수준은 명함 내놓기도 민망”

“우리 양성평등 수준은 명함 내놓기도 민망”

입력 2011-03-09 00:00
수정 2011-03-09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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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 토론회 김정숙 여성단체협의회장

‘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을 맞은 8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헌정기념관에서는 90여개 국내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이마를 맞대고 한목소리를 냈다.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여성에게 절반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한국여성의 사회참여,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대규모 토론회를 개최한 김정숙(65)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협) 회장도 작정하고 목소리 톤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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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성단체협의회장
김정숙 여성단체협의회장
●“정책결정 여성참여율 50% 보장을”

“우리도 많은 진전이 있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속도에 비하면 양성평등 정책의 수준이란 차마 세계무대에서 명함을 내놓기가 민망할 정도이니까요.”

김 회장은 “‘양성평등’을 이름 있는 날이면 으레 등장하는 단어쯤으로 치부하지 말라.”는 당부부터 했다. “여성단체들이 툭하면 평등 운운하며 갖가지 통계부터 들이댄다는 식의 색안경을 벗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도 여성계 이야기에 귀 기울일 때”라고 운을 뗐다.

67개 산하단체에 700만여명의 회원을 둔 여협의 올해 사업목표는 분명하다. 대선과 총선을 앞둔 올 한해 동안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여성참여 확대’ 운동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이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정책결정 과정에서 여성이 40% 이상 참여할 수 있도록 당헌을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프랑스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낸 나라죠. 1999년 헌법개정 과정에서 그 문제를 적극 반영했고, 덕분에 2001년 선거에서부터 지방의회에 진출한 여성 비율이 48%를 넘어섰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인구비율에서 여성이 남성을 앞질렀다는 대목도 강조했다. “7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인구 가운데 여성이 50.1%로 남성 인구를 추월한 것으로 집계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면서 빈약한 여성참여 현실을 조목조목 수치로 지적했다. 2007년 현재 우리나라 여성 국회의원은 전체의 14.7%, 지난해 집계된 관리직 여성공무원은 10.6%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세계 각국 성(性) 격차지수에서는 조사 대상 134개국 가운데 104위, 여성권한지수는 84개국 가운데 61위에 머무르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고 했다.

정책분야 못지않게 기업 현장에서의 여성 참여 기회도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기업체를 통틀어 여성 임원은 단 1%조차 되지 않는다.”면서 “노르웨이 같은 나라에서는 기업 임원의 여성 할당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여성 임원들이 앞장서 생명존중·환경 등 21세기형 가치에 걸맞은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참여 고려않는 정당 후보 낙선운동”

100주년 기념 토론회 장소를 국회로 잡은 이유도 있었다. 3선 의원(14~16대)을 지낸 김 회장은 “개헌논의 때 여성권익 정책을 실질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당사자들은 결국 국회의원”이라면서 “내년 대선과 총선 과정에서 여성의 사회 참여를 정책적으로 고려하지 않는 정당 후보에 대해서는 낙선운동을 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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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2011-03-0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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