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류(韓流)에 한류(寒流)

신한류(韓流)에 한류(寒流)

입력 2011-01-14 00:00
수정 2011-01-1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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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K-pop)을 중심으로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新)한류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일본에서 신한류 주역인 걸 그룹을 폄훼하는 만화가 버젓이 유통되는가 하면 타이완에서는 한국 드라마 방영을 제한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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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와 카라를 연상시키는 묘사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 만화 한 장면.
소녀시대와 카라를 연상시키는 묘사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 만화 한 장면.


일본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한국 걸 그룹의 성 상납을 묘사한 ‘K-POP 붐 날조설 추적’이라는 제목의 만화가 급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만화에는 걸 그룹 소녀시대의 무대의상을 입고 속옷을 노출하거나 카라를 연상시키는 여성들이 옷을 입지 않은 채 엉덩이춤을 추는 장면 등이 포함돼 있다.

작가가 취재를 바탕으로 각색했다고 밝힌 이 만화는 전직 아이돌 출신인 한국인 호스티스가 한국 아이돌의 실상을 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국 걸 그룹들이 성 상납을 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한해 1조 6000억엔(약 20조여원)을 투자해 한류를 조장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소녀시대와 카라 소속사는 13일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카라 소속사인 DSP미디어 측은 “만화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한국 걸 그룹들을 지극히 선정적이고 악의적인 내용들로 표현한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므로 사태를 파악한 후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녀시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도 “일본 측 변호사와 논의한 뒤 강력 대응하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앞서 타이완 국회의원들은 지난 11일 한국 드라마 등 외국 프로그램의 타이완 TV 방영 비중을 40%에서 20%로 제한하는 내용의 ‘유선 라디오 TV법’ 개정안을 입법원(국회)에 제출했다. 지난해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권도 스타 양수쥔 선수가 실격패한 사건으로 타이완에서는 반한(反韓) 감정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는 한국에서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어린 소녀들이 ‘노예계약’으로 착취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획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신한류에 대한 반발 및 견제 심리가 이 같은 현상을 낳은 것 같다.”면서 “문화 흐름이 강제로 막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한류 콘텐츠도 지나치게 한국적인 요소를 부각시켜 다른 나라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상진 성신여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류 붐이 이미 상당히 뿌리내린 만큼 타이완이 법 개정을 하더라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렇더라도 현지 정서에 맞는 콘텐츠 개발, 합작 프로젝트 시도 등 반한 감정에 적극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주·김정은기자 erin@seoul.co.kr
2011-01-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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