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서초구 개업으로 지역편중 심각…83개 지역은 ‘무변촌’
한국 변호사 업계의 역사와 현황을 집대성한 백서가 처음으로 나왔다.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평우)는 변호사 수의 변화나 자격시험의 연혁,제도의 현황,소득 실태 등을 담은 ‘한국 변호사백서 2010’을 펴냈다고 28일 밝혔다.
백서에 따르면 1906년 조선인 변호사 3명이 개업한 이래 변호사 수가 꾸준히 증가해 1912년에 처음으로 100명을 돌파했다.그렇게 시작된 국내 변호사 업계는 2008년에 등록자 1만명이 넘는 거대 시장이 됐다.
작년에 법원에서 처리된 민사사건 28만8167건 중 46.1%,형사사건 11만557건 중 48.9%에 변호사가 선임될 정도였다.
성별로 보면 이태영 변호사가 1954년에 여성 최초로 등록했고 강기원 변호사가 1977년 뒤를 이었지만 같은 해 이 변호사가 긴급조치 위반으로 자격을 잃는 바람에 1979년까지 여성 변호사는 1명뿐이었다.
2001년 여성이 100명을 넘었고 작년에 1천13명에 달했으며 최근에는 신규 등록자 중 여성 비율이 25% 선으로 늘었다.
이처럼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지만,지금도 서비스의 ‘지역간 불균형’은 상당히 심각한 편이다.
법원과 검찰청이 밀집한 서울 서초구는 전체 변호사의 31%가 등록돼 공급 과잉인 반면 전남 진도군 등 83개 시군구는 변호사가 없는 이른바 ‘무변촌(無辯村)’이다.
한국의 변호사 1인당 인구는 5천178명으로 일본의 4천413명,미국 260명,영국 420명,프랑스 1천273명,독일 537명 등 선진국에는 크게 못미치고 있다.
백서는 작년 기준으로 개업한 변호사가 9천612명이지만 2021년에는 2만952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또 작년 9월부터 시행된 외국법자문사법에 따라 외국 로펌이 함께 경쟁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변호사 외에도 법무사 5천925명,변리사 2천324명,세무사 8천698명,공인노무사 1천487명,관세사 1천354명,공인중개사 7만4천227명 등의 유사 직역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순탄치 않은 현실도 소개했다.
백서 간행 특별위원장인 윤종수 변호사는 “변호사의 현재 모습과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며 “백서가 업계 현황을 가감 없이 담아 장래 계획 수립 등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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