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대통령 ‘탄신’ 기념행사 논란

박정희 전대통령 ‘탄신’ 기념행사 논란

입력 2010-11-14 00:00
수정 2010-11-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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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단체 “성인에나 붙이는 말 왜곡” vs 보수단체 “업적 뛰어나 자격”

 경북 구미시와 구미문화원이 구미 출신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생 기념행사를 열면서 ‘탄신’이라고 표현해 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구미시에 따르면 구미시와 구미문화원은 매년 11월14일 박 전 대통령의 생일에 맞춰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구미시가 주최하고 구미문화원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그동안 숭모제란 이름으로 열렸고,유족 대표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해 전국에서 3천명의 추모객이 모일 정도의 큰 행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구미시와 구미문화원이 지난해부터 생일 기념행사를 숭모제에서 확대해 축제 형식으로 바꾸면서 행사 이름을 ‘탄신 기념행사’로 정해 ‘탄신’이라는 표현을 둘러싸고 논란이 빚어진 것이다.

 국어사전에 정의된 탄신의 뜻은 임금이나 성인이 태어난 날이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이 임금이 아닌 만큼 성인으로 볼 수 있느냐가 탄신 기념행사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인 셈이다.

 박 전 대통령이 근대화를 통해 가난의 대물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 준 업적은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어 탄신이란 말을 붙여야 마땅하다는 것이 보수성향의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 찬성론자의 입장이다.

 남유진 구미시장만 해도 어느 자리에서나 “박정희 대통령의 위대한 업적은 ‘반신반인(半神半人)’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을 신에 버금가는 존재로 추앙해왔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민주화나 경제성장에 실정이 많았고,공적을 인정하더라도 왕이나 성인으로 볼 수 없는 만큼 탄신으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진보성향의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대론자의 주장이다.

 더구나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의 기념사업을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하고,서거한 대통령의 생일까지 기념해야 하는지에 의문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있다.

 김수민 구미시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근대화를 이룩했다는 이유로 추앙하면서 기념하는 방식은 전근대적이라는 데에 문제가 있고,그런 전근대성은 탄신제란 명칭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며 “지지자들이 자부담해 치르면 될 기념행사를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들여 주최하는 일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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