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출신 이산가족 상봉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1차 첫날인 30일 오후 금강산면회소에서 국군출신 이산가족 윤태영씨가 남측 남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1차 첫날인 30일 오후 금강산면회소에서 국군출신 이산가족 윤태영씨가 남측 남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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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이산가족상봉…수십년 세월에도 ‘혈육의 정’은 온전히…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 나온 북측 상봉신청자 중에는 국군 출신이 4명이나 포함돼 있어 상봉의 감격을 더했다.
이들은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자로 처리된 전몰 국군들인데, 이번 상봉 행사를 앞두고 극적으로 생존 사실이 확인됐다.
북측 상봉신청자 가운데 최고령이기도 한 리종렬(90)씨는 전쟁 통에 입대하면서 생후 100일의 갓난아기 때 헤어진 아들 민관(61)씨를 만났다.
당시 리씨는 다급한 상황에서도 아들의 이름을 지어주고 집을 떠났고, 민관씨는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한테 받은 그 이름으로 60 평생을 살아왔다.
민관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으로 믿고 이산가족 쪽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다가 이번에 북한의 아버지가 자신을 찾아준 덕분에 부친을 만나보게 됐다.
감정이 북받쳐 흐르는 눈물을 쏟아내며 말을 잇지 못하던 리씨는 10여 분이 지나서야 조금 마음이 진정되는듯 “민관아, 지난 60년간 하루도 너를 잊지 않았다”며 환갑 나이의 아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조카와 함께 형 리씨의 만나러 간 이종식씨는 “형님, 식이 기억나지요, 나를 ‘식이’라고 불렀잖아요”라며 반가워했고, 리씨는 동생의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8남매 중 장남인 리씨는 남한의 동생 일곱 중 셋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말에 망연해하기도 했다.
이날 상봉장소에는 리종렬씨가 북한에서 재혼해 얻은 아들 명국(55)씨도 함께 나와 남한의 이복형 민관씨를 처음 만났다.
역시 국군 출신인 리원직(77)씨는 남측의 누나 운조(83)씨와 동생 원술(72)ㆍ원학ㆍ원탁씨로부터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다는 얘기에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경북 선산이 고향인 리씨는 6.25전쟁 때 청도로 피난을 갔다가 그곳에서 국군에 징집된 후 소식이 끊겼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스무 살 때 군대에 갔다가 전사자로 통보된 윤태영(79)씨는 자신을 보러 온 남측 동생 4명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얼굴을 확인하다가 막내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자 몹시 애통해했다. 얼굴이 굳어졌던 윤씨는 그러나 동생들이 부모님의 환갑 때 사진을 건네자 “잘 가져왔다”며 표정을 풀었다.
전사 통보를 받기는 했지만 윤씨의 사망 날짜를 정확히 몰랐던 동생들은 9월9일을 기일로 정해 형의 제사를 지내 왔다.
면사무소 사환으로 일하다 전쟁이 터져 국군에 자원입대했다는 방영원(81)씨도 형수 이이순(88)씨를 만나 돌아가신 어머니와 형의 소식을 듣고 애통해했다.
방씨는 또 누나 순필(94)씨가 한달 전부터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이번에 오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매우 안타까워했다.
한편 이들 국군 출신 4명은 국방부 병적기록부에는 올라 있지만, 우리 당국이 북한에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했던 국군포로 500여 명의 명단에는 모두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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