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쇳물 쓰지 마라’… 용광로 추락사 청년 추모시

‘그 쇳물 쓰지 마라’… 용광로 추락사 청년 추모시

입력 2010-09-10 00:00
수정 2010-09-1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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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쇳물 쓰지 마라. 광온(狂溫)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 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새끼 얼굴 한번 만져 보자. 하게. 

 


 최근 충남 당진 철강회사의 용광로에 빠져 숨진 청년의 넋을 기리는 ‘추모시’가 네티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7일 밤 1시 50분쯤 전기로에서 작업을 하던 중 발을 헛디뎌 용광로로 추락해 사망했다. 김씨는 당시 전기 용광로 턱에 걸쳐 있는 고정 철판 위에 올라가 고철을 치우려다가 중심을 잃고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 ‘alfalfdlfkl’은 7일 밤 기사 댓글에 ‘그 쇳물 쓰지 마라’는 제목의 시를 써 애도의 뜻을 표했다. alfalfdlfkl은 ‘김씨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쇳물로 동상을 만들어 정문 앞에 세워달라.’고 했다.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방법으로라도 부모의 한을 풀어주자고 제안했다.

 네티즌들은 “심금을 울리는 글”이라며 “그 어머니가 와서 꼭 품을 수 있게 꼭 동상을 만들어달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포털 다음의 청원 게시판에는 추모시의 뜻을 따라 “그 쇳물로 제품을 만들지 말고, 동상을 만들어달라.”는 네티즌들의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다음은 추모시 전문 

 그 쇳물 쓰지 마라.

 광온(狂溫)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도 말 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것이며

 못을 만들지도 말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모두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적 얼굴 흙으로 빚고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 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새끼 얼굴 한번 만져 보자. 하게.

 

 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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