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외교관 자녀 7명 채용 과정도 조사

행안부, 외교관 자녀 7명 채용 과정도 조사

입력 2010-09-05 00:00
수정 2010-09-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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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욱 의원 “외시2부 합격자 41% 차지”···행안부,7명 채용과정도 조사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별채용 의혹을 감사 중인 행정안전부가 유 장관 딸 외에 외교부에 근무하는 다른 외교관 자녀의 특채 과정까지 감사를 확대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5일 행안부와 외교부에 따르면 행안부 특별인사감사팀은 4일 외교부에서 유 장관 딸과 관련된 자료뿐만 아니라 외교부에 특채된 다른 외교관 자녀와 관련한 인사 기록도 제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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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표명하는 유명환 장관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이 외교통상부 5급 사무관 특별채용에서 유 장관의 딸이 합격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합동브리핑실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입장표명하는 유명환 장관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이 외교통상부 5급 사무관 특별채용에서 유 장관의 딸이 합격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합동브리핑실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외교부에 특채된 계약직 직원 중 외교관 자녀는 7명이며,유 장관 딸을 포함한 3명이 현재 직장을 그만두고 4명은 계속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장관이 4일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행안부는 유 장관의 딸은 물론 외교부의 다른 고위층 자녀가 채용된 과정까지 모두 들여다볼 방침이다.

 행안부는 청와대로부터 외교부에 대한 감사를 지시받은 3일 오후 바로 인사실 소속 인사정책과 감사팀을 외교부에 보내 조사에 착수했으며,휴일인 4∼5일에도 극도의 보안 속에 조사를 계속했다.

 인사정책과 감사팀은 공공기관의 채용과 승진,보수지급 등 인사와 관련한 내용을 전문으로 점검하는 조직으로,외교부가 행한 특채의 채용 공고,서류 심사,면접 등 특채가 이뤄진 전 과정을 꼼꼼히 분석하고 있다.

 유 장관의 딸 특채 과정과 관련해 외교부가 처음 1차 공고 때 대상자 모두를 탈락시키고 2차 공고를 낸 과정이 석연치 않고,면접에 참여한 외교부 간부들이 유 장관 딸이 응시한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행안부는 이르면 6일,늦어도 내주 중반까지는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아직은 최종 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발표 날짜와 형식 등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유 장관 사태를 계기로 최근 발표한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의 5급 전문가 특채 계획안에 대해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은 행정고시를 없애는 대신 4∼5년 후 예정 인원의 절반까지 5급 민간 전문가 특채를 통해 선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행안부는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추진위원회’를 통해 공무원 채용 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16일 대국민 공개 토론회를 열어 국민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

● “7년간 22명중 9명 합격…특별채용도 7명” 

 외교통상부의 외무공무원 선발전형 가운데 하나인 외무고시 2부시험 합격자의 41%가 외교부 고위직 자녀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홍정욱(한나라당) 의원이 5일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22명을 선발한 외시 2부시험에서 모두 9명이 전.현직 장.차관과 3급 이상 고위직 자제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에 외시 2부시험으로 1년에 3명 가량 뽑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1∼2명씩 고위직 외교관의 자녀가 채용된 셈이다.

 영어능통자 전형인 외시 2부시험은 외국에서 초등학교 이상의 정규과정을 6년 이상 이수한 자로 응시자격을 제한하고,시험과목도 1차시험 2과목,2차시험 4과목을 평가하고 있다.

 외시 2부시험은 그동안 1차시험 5과목,2차시험 6과목을 각각 치르는 외시 1부시험과 비교할 때 형평성 논란을 빚어왔으며,이에 외교부는 2004년부터 2부시험을 폐지하고 영어능통자 전형을 실시해왔다.

 또 외교부에서 지금까지 고위직 외교관 출신 자녀 30명이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를 했던 것으로 집계됐다고 홍 의원은 전했다.

 아울러 특별채용으로 외교부에 들어온 직원 7명 중에는 전직 대사를 포함해 고위직 자녀 4명이 2등 서기관과 과장으로 재직 중이며,유명환 장관의 딸을 포함해 나머지 3명은 퇴사했다.

 이처럼 외교부 고위직 자녀들이 외시 2부시험이나 특별채용으로 상당수 진출했다는 점에서 향후 외교관 채용제도의 투명성을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언어능력과 외교적 감각을 갖춘 외교관 자녀를 역차별할 필요는 없지만 특정전형 합격자의 41%가 외교관 자녀라면 국민정서상 수용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선발 과정의 특혜 의혹이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는 2013년부터는 외시가 폐지되고 ‘외교아카데미’를 통해 외교관을 선발하게 되는 만큼 차제에 제도의 투명성을 더욱 철저히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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