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군 선남면 치곡리에서 참외·수박·자두 농사를 하는 이재동(44)씨는 착잡한 심정을 “작황이 좋지 않다.”는 말로 에둘러 표현했다. 이씨는 “지난해와 비교해 참외는 30%, 자두는 40% 정도 생산량이 줄었다.”면서 “예년 같으면 사흘 춥고 나흘 따뜻하고 그랬는데 올해는 영하 15도 아래로 떨어진 날이 일주일씩 이어지다 보니 추위에 약한 자두나무들이 얼어 죽어 버렸다.”고 설명했다. 여름에 밤낮의 일교차가 커야 과일의 당도가 높아지고 잘 여물지만, 올해는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수박과 참외 농사도 모두 작황이 좋지 않았다. 그는 “생산비는 뛰는데 이익은 줄어들어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와 국회가 서둘러 재해보상제도를 법제화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씨는 “농업인 재해보상제도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 보험을 들어 보상을 받는데 이마저도 일부 작물로 한정돼 있어 문제”라면서 “재난이 있는 시기에 밥이라도 굶지 않도록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10-08-3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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