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號 첫 암초는 비리 교원 대량 징계

곽노현號 첫 암초는 비리 교원 대량 징계

입력 2010-07-04 00:00
수정 2010-07-0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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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수위 가혹하다” 대상자 줄소송 이어질듯

서울의 첫 진보 교육수장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취임 후 처음 맞닥뜨릴 난제는 교육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교장,장학관,장학사 등에 대한 대량 징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시작된 서울지역 교육계에 대한 검찰·경찰 수사,감사원 감사에서 비리 혐의가 적발된 교육공무원은 모두 200명 안팎에 달한다.

 검찰은 이미 60여명에 대한 수사를 마쳐 시교육청에 처리 결과를 통보했으며 시교육청도 이 중 20여 명에 대한 징계를 끝냈다.

 특히 수학여행 비리와 관련해 지난 3월부터 서울 초등교장 130여명을 조사해온 경찰도 이르면 금주 중 수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통보한다는 방침이어서 역대 최악의 교육비리로 기록된 이번 사건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1일 취임한 곽 교육감의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시교육청이 기존 징계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면 앞으로 파면·해임될 교육공무원만 100명이 넘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학여행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서울 초등교장 130여명 중 57명이 파면·해임 대상에 올랐다.적어도 서울 초등교장 10명 중 1명이 퇴출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곽 교육감 입장에서는 취임하자마자 일선 교원을 대거 잘라낸다는 것이 부담스러울뿐 아니라 앞으로 학교장,본청,지역청 인사계획도 완전히 새로 짜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셈이다.

 이미 징계를 받았거나 징계 대상에 올라 있는 공무원 중에는 “억울하다”고 하소연하는 경우도 많아 100명 이상 파면·해임이 현실화되면 행정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교육청 안팎에서는 곽 교육감이 일벌백계(一罰百戒)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곽 교육감을 잘 아는 한 인사는 “그는 스스로 ‘부패에 대해서 만큼은 강성’이라고 말하는 사람이다.오히려 관련 규정이 더욱 엄격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곽 교육감 취임준비위원회가 지난 1일 펴낸 정책검토 보고서는 시교육청이 올해 비리 대책으로 신설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그대로 갖고 가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고 ‘배제징계(파면·해임) 강화’ 내용도 담고 있다.

 원스크라이크 아웃제는 ‘공금 횡령 및 직무 관련 적극 금품·향응 수수자는 누구든지 금액에 관계없이 한 번에 공직에서 퇴출한다’,‘100만원 이상 금품 수수자는 파면·해임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곽 교육감이 기존에 시교육청 간부 중심의 징계위원회를 외부 인사가 과반 이상 참여하는 형태로 재구성하겠다고 밝힌 만큼,징계위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법으로 부담을 피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어쨌든 100명 선에 달하는 교장,장학사,장학관 등을 현직에서 한꺼번에 파면·해임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로,곽 교육감으로서도 쉽게 결론 내리기 어려운 ‘난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교육청 안팎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교육계에서는 “관행적인 교육비리를 일소하고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과 “한꺼번에 100명이 넘는 교장,전문직을 쫓아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이 교차한다.

 시교육청의 한 고위 간부는 “교육계 비리가 만연해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어렵다.사정이 딱하고 일부 억울한 직원이 있더라도 철저히 원칙대로 처벌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시교육청의 한 과장급 직원은 “사정당국의 집중적인 교육비리 수사는 해방 이후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관행적으로 이뤄져온 실수 때문에 공무원에게 죽음과 같은 파면·해임을 내리는 것은 가혹하다”고 다른 의견을 냈다.

 일선 학교 행정·감사에 정통한 시교육청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는 일선 교장이 업체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수많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선물’을 주면 그 유혹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관련 규정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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