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용사 32명 55년만에 무공훈장

6·25 참전용사 32명 55년만에 무공훈장

입력 2010-06-10 00:00
수정 2010-06-10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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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무공훈장을 가슴에 단 80대의 노병사는 가슴을 펴고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자세만큼은 이등병처럼 곧은 차려자세다. 이런 노병사의 모습을 찍기 위해 백발의 할머니가 휴대전화에 달린 카메라를 연달아 눌러댄다.

9일 서울 용산 국방부 내 육군회관에서 열린 6·25 참전용사에 대한 무공훈장 찾아주기 행사에 참석한 문의관 이등중사 부부의 모습이다. 문 중사는 낙동강 방어전투에서 공을 세운 점이 인정돼 전쟁 중 무공훈장 수훈대상자로 지정됐다. 전쟁이 끝난 후 1955년부터 훈장수여가 시작됐지만 훈장을 받지 못했다. 행정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던 터라 그의 수훈대상 기록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육군은 문 중사의 공훈을 병적대장, 훈장기록부 등을 일일이 확인해 수훈기록을 찾아냈다. 무려 55년 만이다.

육군은 문 중사처럼 기록을 찾지 못해 훈장을 못 받은 32명의 참전용사에게 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이 가운데 18명은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해 형과 동생, 아들, 손자, 조카들이 대신 받았다. 심원보 일등중사는 강원도 양구·인제지역 전투에서 공을 세워 두 개의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유일하게 충무무공훈장을 받는 고(故) 강대관 소위는 20세의 젊은 나이에 금화지구 전투에서 전사해 그의 조카가 훈장을 대신 받았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10-06-1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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