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미출간 원고 63편 발견
“사람들은 있지도 않은 일에 겁내거나 기뻐하는 일이 많다. 재산이나 죽음이나 모든 것은 시기하거나 겁낼 필요 없이 바르게 사물을 보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일이 불교에서는 가장 중요하다.”지난 3월11일 입적한 법정 스님이 1963년 9월 불교신문(조계종 기관지) 전신인 대한불교에 쓴 ‘겁쟁이들’이라는 제목의 글 일부분이다. 이 글을 포함해 법정 스님의 미출간 원고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불교신문 측은 대한불교의 1960~1980년 사이 영인본을 조사하던 중 법정 스님의 글 총 63편을 찾아냈다고 18일 밝혔다.
대한불교 주필과 논설위원을 맡았던 법정 스님은 1964년에 발표한 ‘부처님 전상서’, 이듬해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1970년 ‘침묵은 범죄다’ 등의 글에서 불교 내부의 부조리를 비판했다.
특히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에서는 “사문이란 도에 뜻을 둔 구도자이지만 오늘날 이 고장에 살고 있는 사문들의 생태는 우울할 뿐”이라며 “10대와 20대는 학교병에 들고, 30대는 주지병, 40~50대는 안일병에 걸려 있다.”고 꼬집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0-05-1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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