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개박물관 선사유적 탐방 이융조 교수
“한반도 최대 구석기 출토지의 하나인 수양개 유적은 1980년 충주댐 수몰지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어요. 2008년까지 발굴 조사를 벌인 결과 중기 구석기시대와 후기 구석기시대 유적이 대거 나왔습니다. 발굴된 유물을 한데 모아 이 전시관이 만들어진 것입니다.”이융조(가운데) 교수가 8일 충북 단양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에서 어린이와 학부모들에게 유적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뒷줄에 김경희(왼쪽부터) 지식산업사 대표와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의 모습이 보인다.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제공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제공
지난 8일 충북 단양군 적성면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에서 ‘이융조 교수와 함께 떠나는 선사유적 탐방’이 열렸다. 고고학자인 이융조 한국전통문화학교 초빙교수가 수양개 유적과 유물전시관의 유래를 차근차근 설명하면서 “수양개 유적에서 나온 주먹도끼가 지금 런던의 영국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말하는 순간 40명 남짓한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졌다.
한국선사문화연구원과 충청북도, 청주시가 공동으로 마련한 ‘…선사유적 탐방’은 ‘수양개와 그 이웃들Ⅰ’로 이름붙여진 이날의 첫 행사를 시작으로 오는 9월까지 모두 5차례 열린다. 평생을 구석기유적 연구에 헌신한 이 교수가 50만년 전 청원 두루봉 동굴부터 2500년 전 청원 아득이 고인돌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조사한 유적의 발굴 과정과 의미를 신세대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자리이다.
이 교수는 “우리가 물려받았거나 공부하고 새로 터득해 갖게 된 것은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프로그램은 사회적으로 퍼져가고 있는 나눔운동에 고고학 분야가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를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어린이들은 이 교수의 설명을 들으며 박물관을 둘러보고, 노교수에게 질문공세를 폈다. 어린이들은 남한강의 자갈돌을 재료로 석기를 만들고, 구석기시대 사냥법을 재현해 보기도 했다. 탐방이 끝나갈 무렵에는 수양개 유적의 중요성을 깨달은 듯 현재 남한강가에 수몰돼 있는 유적의 상태를 직접 살펴보면서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모습이었다.
●구석기시대 사냥법 재현 체험도
이 자리에는 역사학자인 신용하(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울대 명예교수와 대표적인 출판인의 한 사람인 김경희 지식산업사 대표, 이 교수가 고고학에 관심을 갖도록 처음 이끌었다는 서산초등학교 시절 은사 이한승 선생이 함께해 어린이들에게 역사와 고고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만화계의 중진인 김광성 화백도 참석해 강의 내용을 만화로 만들어 출판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선사유적 탐방’은 ▲6월26일 수양개선사유적전시관에서 ‘수양개와 그 이웃들 Ⅱ’에 이어 ▲7월10일 충주박물관에서 ‘조동리에 살았던 청동기시대 사람들’ ▲8월14일 청주문화원에서 ‘흥수아이는 누구일까’ ▲9월11일 옥천문화원에서 ‘안터의 임신한 미인’을 주제로 열린다.
단양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2010-05-10 29면